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3-교토의 역사>가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그 전작인 아스카·나라 편을 읽고 난 후 교토편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 왔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답사기였습니다. 특히나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라니~~ 일본 여행길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일정상 가지 못해 얼마나 아쉬웠는지... 일본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라 제 눈으로 꼭 보고 싶었거든요.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어느 한 지역을 무대로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꽤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로는 옛 도쿄를 배경으로 에도시대물을 쓰는 미야베 미유키 여사, 몇 년 전 큰 지진이 일어난 센다이 지역을 배경으로 글을 쓰는 이사카 코타로, 그리고 이번 유홍준 교수님의 책 배경이 되는 교토의 대표작가 두 분, 『사슴남자』,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의 마키메 마나부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의 모리미 도미히코가 있습니다. 요즘 일본 젊은이들은 끝의 이 두 분을 교토 2대 작가라고 한다네요. (『사슴남자』는 나라를 배경으로 합니다. 유홍준 교수님은 오사라기 지로의 『귀향』이라는 소설 등을 언급하셨지만 일본의 고전이라고 하는 소설들은 읽질 않아서 현대의 젊은 작가들만 언급했습니다.)
이 교토 작가들의 책을 읽다 축제도 많고, 신사도 많고 신기한 볼거리는 더 많은 교토를 일본여행 시 꼭 가고 말리라 다짐했었습니다. 그런 교토를 못 보고와서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그런데 이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교토편을 읽으니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여러 신사나 비와호, 기온제, 기온마치 등이 그 유래는 물론 사진까지 자세히 실려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일본 여행 시 좌절된 교토행의 아쉬움이 싹 날아가는 듯했습니다. 비록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건 아니지만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 교수님의 감회까지 곁들여 있으니 마치 내가 교토의 거리에 있는듯 몇 년 묵은 아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이 교토 작가들을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상상만 하던 소설 속 배경들을 좀 더 선명히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 이번 답사기를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게다가 여행일정까지 상세히 안내해 주시니 교토여행을 계획한 사람에겐 참 알찬 정보가 가득 하겠지요?
일본편의 전작들에 이어 도래인들이 일본 문화에 끼친 영향이라든지 한일 양국 문화의 차이점을 유물과 유적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근거를 통해 설명해 주시는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일본편이 전개될수록 도래인들의 자취는 옅어지고 일본 고유의 문화로 나아가는 모습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왜곡된 지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답사기를 통해 하나 더 배우고 한 발 더 나아간 나를 마주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책에 실린 지도를 찬찬히 살피며 교수님의 안내를 받아 떠난 책 속의 교토 여행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특히 청수사 무대에서 바라보는 교토전경과 석양 바라보기, 우지의 차(茶) 마시기, 기온마치의 가이셰키 요리 먹기는 교토여행 시 꼭 해야 할 미션 세가지로 메모해 놓았습니다. 이번 책에서 본 교토의 보물들만 해도 눈이 호사를 누렸는데 아직 이 도시에는 우리에게 들려 줄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한지 곧 교토 2편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하루 빨리 무로마치 시대의 교토의 모습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교수님의 답사기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