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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 ㅣ 디즈니의 악당들 6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정다은 옮김 / 라곰 / 2021년 6월
평점 :
[책추천/책리뷰/신간]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 - 악녀 크루엘라의 이야기
책 속에서
엄마를 보기만을 기다렸는데.
학교에 가 있는 내내 엄마를 한 번도 못봤는데.
전혀 못봤는데.
엄마는 편지도 거의 안 보내줬다. … 내가 엄마의 사랑을 되찾으려면 뭔가 해야 했다.
p.142
"크루엘라, 널 정말 예뻐했어. 네가 너희 어머니처럼 무정하고 고약하고 외로운 여자가 되지 않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랄게."
p.160
"크루엘라, 너랑 같이 집에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집 안에 뛰어다니는 강아지가 있는 이상 가능할진 모르겠다. 난 동물을 싫어하거든. 더럽고 역겨운 것들이니까. 동물한테 유일하게 쓸 만한 게 있다면 털이지! 아, 페르디타 털로 내 코트에 어울리는 목도리나 멋지게 만들면, 그때는 쓸모 있겠네."
p.237
아빠는 내 곁에 없었다. 내가 아빠를 다시 데려올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엄마랑 함께하고 싶다면 엄마가 좋아할 만한 일을 해야 했다. 엄마가 나를 다시 사랑할 만한 일을 해야 했다. 내가 유일하게 떠올릴 만한 방법은 아니타랑 페르디타를 없애버리는 것뿐이었다.
p.251
어릴 적 101 달마시안에서 강아지들을 훔치는 광기 가득한 악녀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에서 크루엘라가 왜 강아지를 훔치는 악역이 되었는지 크루엘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왜 그녀가 악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릴 때 본 애니메이션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크루엘라가 강아지를 훔쳐 모피코트를 만들려는 내용을 보면서 너무 잔인하다, 못됐다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에서 크루엘라의 자라온 환경을 보니 크루엘라만의 잘못이 아니었구나, 크루엘라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를 읽는 동안 얼마 전 보았던 ‘브리저튼’이라는 외국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브리저튼 가문의 맏딸이 결혼시장에 나가면서 사교계에 입문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신랑감을 찾는 그런 드라마였다.
여자는 결혼하기 위해 조신해야하고, 사교계에 들어가서 얼굴을 비춰야하는 내용들이 비슷했기 때문인 것 같다.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를 읽으면서 현재와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현대사회의 맡벌이 부부 아래서 자라며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모든 부모가 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들을 방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크루엘라는 부유한 집안에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자란 아이였다.
집안에는 시중 들어줄 하인들도 있고, 그녀만 전담으로 교육해주고 엄마보다 더 잘 챙겨주는 가정교사까지 있었다.
아빠는 매일같이 일하시느라 바쁘고 엄마 또한 자신의 삶을 사느라 바빠 크루엘라를 돌봐줄 시간이 없었다.
매일 한 시간. 크루엘라와 엄마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크루엘라는 그 한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던 아이였다.
어느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크루엘라에게 전 재산이 상속되면서 엄마는 돈만 쫓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럼에도 크루엘라는 엄마의 사랑을 쫓고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크루엘라는 친구 아니타와 함께 기숙학교에 다니게 된다.
방학때 집에 돌아와 아니타와 함께 지내던 중 엄마에게 들켜 크루엘라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고, 아니타와 편지로만 연락할 수 있게 되며, 엄마 마음대로 결혼을 목적으로 사교계에 입문하게 된다.
집중력이 짧아 책을 읽으면서 멍때리는 시간을 가질때가 많은데 이 책은 엄청 술술 읽히고 맘이 아프기도 했지만 크루엘라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게 너무 재밌어서 손에서 땔 수가 없었다.
점심 먹으면서도 읽을 정도였으니...ㅎㅎ
책의 내용 전부를 이야기 할 수 없지만 크루엘라가 자라온 환경을 보면서 엄마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아이에게 저렇게 할 수 있지?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고 크루엘라가 너무 불쌍했다.
부모의 손이 필요하고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야 할 시기에 크루엘라를 사랑해주던 아빠는 돌아가시고, 사치부리며 자신의 생활만을 중요시하는 엄마 때문에 크루엘라는 더욱 엄마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사랑을 구걸하는 수준의 장면들이 계속 등장한다.
크루엘라는 그렇게 되기 싫어했음에도 엄마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였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고 합리화 한다.
꼭 굶기고, 때리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다.
무관심과 방임도 학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유년시절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예비 부모들, 혹은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바쁘고 힘들더라도 꼭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사랑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아낌없는 표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부디 모든 아이들이 부모의 품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