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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ㅣ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리포터 시리즈>가 3억 5천만 부라는 천문학적인 출판 부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환상과 마법의 세계를 그린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사실감 강한 현실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판타지 속의 마법사들은 그들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서 감히 인간이 꿈꿀 수 없는 환상적인 공간에서 독특한 방식의 생활과 모험을 펼치곤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공간은 마법사들만의 ‘꿈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는 그 기반을 철저하게 현실에 두고 있다. 학교와 가정에서 겪는 아이들의 문제를 마법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절묘하게 구현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영국의 명문 학교 이튼스쿨을 연상시키는 기숙사 사립학교라는 기본적인 소재부터 시작해서, 선천적인 능력을 노력 없이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훌륭한 마법사가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거나, 일상의 하찮은 일로 고뇌를 하기도 하고, 세상 소식을 궁금해하며 신문을 읽고, 스포츠를 즐기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엉뚱한 장난을 치는 것에 이르기까지, 사랑과 우정, 시기와 질투 등 인간의 삶의 양식과 똑같은 삶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현실 비판적 기능까지 작동하여 소외받고 노동에 시달리는 꼬마 집요정, 마법 세계에 만연한 다른 종족에 대한 불신과 경시 태도, 마법부의 무사안일한 행정적 관료주의, 스캔들만을 뒤쫓는 언론,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배신과 음모 등을 은유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문에 독자들은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가 허무맹랑한 가상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라는 착각을 쉽게 하기도 한다.
두 번째 매력은 빈틈없는 소설적 구성과 살아 있는 캐릭터이다. 매 시리즈에서 저자는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복선들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어, 독자들이 하찮게 생각하며 지나쳐 버렸던 대목들을 되짚어 읽어야 할 정도로 작품의 전체적 조율이 엄격하다. 그리고 지나친 부분들을 되짚어 읽는 독자들은 그제야 저자가 등장인물의 표정 묘사나 지극히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왜 그런 방식으로 기술하고 묘사하였는지를 이해하며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또한 매 시리즈와 함께 성장하는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다. 해리포터를 비롯한 주인공들이 순수한 영혼을 지닌 아이에서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성장을 하여 청소년의 모습으로 사춘기에 다다르고,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며 혼란스러워 하고, 사랑에 눈을 뜨고 자신도 모르게 질투를 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들은, 살아 있는 인물을 구현하고 있는 롤링의 작가적 역량을 엿보게 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매력은 이뿐이 아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추리적 기법,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심화되는 갈등의 양상, 죽음 혹은 고독과 같은 다소 철학적인 주제들의 고른 융화와 형상화 역시 커다란 매력이다. 이 때문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독자층은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어른까지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모든 독자들이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책의 한장한장 줄어나갈 때마다 끝난다는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 시대의 최고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동시대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게 너무나도 기쁩니다. 여러분들도 해리포터 친구들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떠나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