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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인권으로 한 걸음 -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성교육을 향하여
엄주하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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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 책에 거부감을 가지고, '여성 혐오'라는 단어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 채 '역차별 철폐'라는 구호와 함께 자신들의 인권만 챙기기 급급한 남성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강요하고 싶다.


'강남역 살인사건',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그리고 최근의 '텔레그램 N번 방 사건'까지. 언제까지 재수가 없었다거나, 걔네도 잘한 건 없다는 말들로, 피해자 우발론자의 입장에 서 있을 것인가.


요즘은 예전이랑 다르다는 말이 있다. 여성 혐오가 없어졌다는 말이 아니라, 여성 혐오의 이유가 바뀌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현대 남성의 가부장적 정신 고수와 행태는 고루한 남성우월주의 때문만이 아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짐에 따라 남성의 사회적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남성들이 폭력적인 태도와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남성들은 '남성다움'이라는 프레임을 지킴으로써 성별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남성다움'은 우리 사회에서 긴 시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폭력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긴 채 남자 아이들의 싸움을 장난으로 치부하고 방치한다. 반대로 여자 아이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여성다움'을 강요하며 그들에게 '조신함'과 '예쁨' 따위를 최대 덕목으로 주입시킨다.


이렇게 여성과 남성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각각 수동적 객체와 능동적 주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돈 잘 버는 아내'와 '가정적인 남편'이 칭찬, 혹은 칭찬을 가장한 비하 발언으로 쓰이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직시해야 하는 때이다. 아이들이 가정을 벗어나 가장 먼저 타인을 만나고, 성교육을 공식적으로 접하게 되는 자리는 학교이다. 이제는 'Don't touch me'보다, 'Don't touch others'를 강조해야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생명 잉태의 숭고함과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 차이에만 초점을 맞춘 구시대적 성교육에서 벗어나, 기성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성에 대한 인식과 판단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성교육 담론을 형성해야 할 때임을 알려준 책이다.


#성인권으로한걸음 #성인권 #성교육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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