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신의 회사를 망쳤습니다 - 현직 컨설턴트의 고백
카렌 펠란 지음, 김우리.정종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컨설턴트, 화려함 이면에 숨은 맹목적 해법 추구 행위로 주관을 객관으로 둔갑하는 직무는 상당히 고통스럽다. 사실 해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상황 분석과 논리력을 띤 설득 프로세스는 상당히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기에 딱딱한 원칙에 입각해 유연함보다 타당성에 따르는 확률적 사고관으로 오히려 문제를 그르친다. 대기업 중 H사, L사는 유수 컨설팅을 이용해 얻은 자료로 성장 기회를 놓쳐 한참을 고생했고, 그 이후로 자체 기관을 토대로 해법을 도출하고 있다. 저자가 자발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도 이와 비슷하다. 조직 내부에서 갑자기 해법이 나오기란 상당히 요원한데, 상당한 용역비를 받아가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 재차 의뢰를 받을 수 없어서 컨설턴트는 상황에 가장 적합한 해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해법이 효과를 보이지 않을 때가 문제다. 대량 해고로 이어지거나 아주 심한 경우 과다 비용에 의해 허덕이다 말썽이 나버린 사업 구조로 인해 도산에 이르기도 한다. 나도 가고 싶어했던 MIT 슬론 경영대학원은 분명 이런 혜안과 통찰을 가능케 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나도 마음을 달리 한 이유는 회계와 재무를 CPA를 통해 접하며 상경과 인문 쪽은 혼자 학습해도 충분하다는 진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굳이 MBA에 투자할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예전부터 꿈꾼 메카트로닉스 대학원을 택할 것이다. 이 책은 MBA의 무용성을 고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은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에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는 분위기와 문화 조성이다. 이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일회적 도움을 주거나 문제를 짧은 기간에 분석하는 데 그치는 컨설턴트가 아니라 내부 구성원이라 할 수 있다. 컨설턴트가 틀렸다는 뜻도 아니다. 마이클 포터가 창업한 모니터 그룹, 대부분의 학생이 입사를 원하는 BCG, 책에 짧게 등장했고 나도 다니려다 그만 둔 캡제미니 컨설팅도 해법 제시를 통해 기업의 효율화를 이끈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기업을 법인으로 다루는 이원법보다 사람의 집합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뜻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솔직한 고백도 경영과 관련된 짧지만 깊이 있는 경험담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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