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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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 노동자라면 불법체류자로 생각하던 10년 전보다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차별과 선입견이 공고하다. 자국인은 꺼려하는 힘든 일을 묵묵히 하지만, 사람들이 잠재적 범죄인 취급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민자들은 세계 도처에 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삼바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그리고 동명의 영화로도 곧 개봉할 예정이다.

삼바는 아프리카 말리에서 태어났지만 생존조차 보장 받을 수 없는 나라에 실망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프랑스로 떠난다. 힘든 1년 간의 여정 끝에 프랑스에 도착한다. 그가 생활하는 공간은 삼촌이 살고 있는 낡고 곰팡이 핀 아파트 지하층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그렇듯 삼바는 그 나라에서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타국에서 그를 위한 자리는 없다. 임시체류증을 받고 청소 등 고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삼바는 자신이 프랑스에 10년 넘게 거주하며 세금을 냈으니 당연히 정식 체류증을 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10년 5개월이나 프랑스에 살아서 자신의 나라는 프랑스라고 생각할만큼 나름의 애국심도 있다. 정식 체류증을 신청한 후 4개월 간 소식이 없자 삼바는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서 문의한다. 그러나 두 달 전 이미 답을 했다며 불법체류로 체포당한다. 이 소설은 삼바가 경찰서에 찾아가 줄을 서는 걸로 시작한다. 삼바가 잡힌 이후의 일이 진행되며, 삼바가 프랑스로 오게 된 경위 등 과거의 회상이 중간중간 등장한다. 삼바가 '시마드'라는 이민자센터와 연결되며 '나'와 만나 삼바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 책은 삼바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나는 삼바가 고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었던 원인, 이주한 나라에서조차 이방인 취급 받으며 살아가는 이유에 더 마음이 갔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회, 자본의 논리에 따라 돌아가는 세상이 삼바와 같은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진 않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겉으로 평등해보일지 몰라도, 돈으로 만들어진 계급사회이고 제국주의 시대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손을 내밀어주는 소수의 사람이 있지만 여전히 삼바는 외롭고 힘든 길을 가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바가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또다른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주위에 수많은 삼바와 다른 이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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