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쇼크 - 과잉 인구 시대, 지구와 인류를 위한 최선의 선택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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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출산율 감소를 보이며 저출산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은 아니지만, 대체로 선진국에서는 출산율이 감소중이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구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이 책은 한 국가의 출산율 증가나 감소가 자국에 미치는 영향에서 나아가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인구 문제에 접근한다. 지구상에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문제는 특히 최근 100여년 동안 인구가 4배 정도 증가했으며 그 속도는 점차 가팔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의 문제점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간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되도록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21개국을 다니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는데, 그 내용에 자신의 판단을 되도록 유보한 채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는 자신의 주장을 펴가며 인터뷰 내용의 일부만 인용하는 방식과 다르다. 물론 인터뷰 내용의 순서나 책 내용 흐름상 이야기의 큰 줄기는 특정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독자 스스로 판단하게하는 경향이 크다. 특정 견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생태, 농업, 인구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다양하 시각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생태학자가 나오는 부분에서 처음 보는 여러 동물의 이름이 자세히 나오고, 어떤 나라에 방문해서 만난 사람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나오는 등 독자들에게 상세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이 책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인구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인류가 현재과 같은 풍요와 편의를 앞으로도 누리려면 적정 인구는 190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환경 오염, 거주지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인 식량도 자급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인류가 쓰는 에너지가 늘어날수록 환경 오염과 온실 효과는 심각해진다. 인구가 늘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지는데, 문제는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농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화학비료의 합성에도 석유 등의 자원이 쓰여 농작물의 수확량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인구가 늘수록 식수의 수요도 늘어 지금보다 인구가 더 증가한다면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다. 인류가 맹신하는 과학의 발전 속도가 따라잡기 전 인구 문제는 재앙이 될 것이다. 어떤 문제보다 인구 조절 문제가 시급하지만, 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다. 인구 조절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지구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구 문제와 환경 문제는 이미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하지만 책에서 지적했듯, 지구상의 에너지와 자원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국가는 인구가 적은 선진국인데 반해 인구 증가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인구 과잉은 빈곤, 일자리 부족, 주택난 등 개발도상국이 많은 문제를 겪게 하지만, 인구를 하나의 자원으로 보는 나라에서 다른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인구를 조절하려고 하면 손해를 본다고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선진국이 현재처럼 기술을 독점하고 개발도상국의 인력과 자원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상황에서는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힘들다. 인구를 줄여야한다는 해답은 간단하지만, 국가간의 이익이 걸린 이상 그 해결 방법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할 것이다. 인구 조절에 있어 지금처럼 피임 기구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으론 한계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환경과 인구를 통제할 수 있는 공동의 기구를 통해 각국이 협조하는 것인데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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