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경제 2 - 최후의 승자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제작 2
CCTV 다큐멘터리 <화폐> 제작팀 지음, 김락준 옮김, 전병서 감수 / 가나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화폐 겨에 시리즈 두 권 중 두 번째 책이다. 1권 <탐욕의 역사>가 CCTV에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요약한 책인데 반해, 이 책은 1권에 인터뷰한 전문가들 30인의 인터뷰와 글 전문을 모은 책이다. 그래서 1권과 많은 차이가 있다. 1권은 사진이 많고, 한 가지 주제를 향해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나간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인터뷰가 중간에 자주 나온다. 하지만 2권은 사진이 없고, 각 전문가의 인터뷰나 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 아니라 전문이 나와 있다. 그래서 책 전체 내용을 보면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글이 한 가지 흐름이 있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마다 미묘하게 의견이 달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편집자 의도대로 각색한 것이 아니라 전문 그대로가 나오니 신뢰가 좀 더 간다. 1권이 더 쉽고 재밌지만, 2권이 전문가의 의견을 보다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2권을 보면, 1권 인터뷰에 나온 내용이 중간에 나오기도 하고 1권에 나오는 인터뷰 내용이 빠진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아마 글을 따로 기고해서 그럴 것 같다.

 


책은 part 1~4로 구성되어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중국의 위안화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유로화의 미래를 이야기 하기도 하는 등 전문가 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 일본 부분에서 각국의 전문가가 자국 이야기 위주로 하는 등 가 part와 연계성은 있지만, 꼭 그 주제에 부합하는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30인의 전문가의 글을 4가지 파트 중 관련성이 좀 더 높은 부분에 배치한 것 같다.

각 전문가의 글은 사람마다 길이가 천차만별인데, 주제에 맞는 간단한 이야기만 하는 사람도 있고, 화폐의 역사에서부터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예측 등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전반적인 큰 틀은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세부평가, 예측이 다르다. 예를 들어, 유럽인은 유럽이 지금 위기를 잘 극복하고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 예측하지만, 미국인은 유럽과 유로화는 불안정하며 문제를 잘 해결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럽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해야 상황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더 큰 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방향성에서 공통점을 보였다. 

 

 

달러와 유로화의 불안정화가 커지며 경제대국인 중국의 위안화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국제화되고 주요 통화가 되기 위해서 중국은 금융을 개방하고 법률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의 시장은 더 성숙해야하며 규제를 줄여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위안화가 주요 통화가 되려면 20~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앞으로 특정 화폐가 주도하기보다는 여러 주요 통화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였다.

현재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기축 통화인 달러를 과도하게 찍어내며, 미국 금융의 무분별한 투자와 위험성으로인해 달러의 신뢰도가 전보다 하락한 상태이다. 그리스 등 유럽연합에 속한 일부 국가의 재정 불안정으로 2대 주요 통화인 유로화도 불안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위안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규제 탓에 아직 위안화가 주요 통화는 아니다. 이 책은 그런 최근의 경제 흐름에 따른 위안화와 화폐의 미래를 모색한 책이다. 중국이 2대 경제대국이긴하지만 자본주의를 받아들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내 생각에 빠른 시일 안에 금융 시장을 개방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데다가, 금융을 개방하면 다른 강대국들과 투자자들이 중국이 승승장구하도록 두고보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투자했던 회사들이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는 등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게 신뢰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화폐의 본래 기능은 교환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화폐는 물품 구매보다 투자를 위해 주로 쓰인다. 시중 거래되는 화폐의 90% 이상은 투자를 위해 쓰인다고 한다. 그러므로 중국과 거래하는 상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안화가 주요 통화가 되긴 힘들다. 파운드가 기축 통화가 될 당시처럼 단순히 무역량이 많아서만 기축 통화가 되진 않는 것이다.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면서 안정성과 신뢰감을 주어야만 자금이 몰려든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금융을 개방한다면 중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상호불신 속에 단기자금 위주로 투자금이 이동하고, 시장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이런 시기를 이겨내야 주요 통화가 될텐데 중국이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지 의문이다. 중국이 금융 시장을 개방하려면 장기간이 걸릴 것이고, 당분간 달러와 유로화가 강세인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며, 이 책의 전문가들이 좀 더 부드럽게 말한다. 전문가들의 다소 두루뭉술해 보이는 말 속에 숨은 뜻을 유추해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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