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샤니 보얀주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특징은 시점이 옮겨다닌다는 것이다. 1장의 첫번째 이야기는 1인칭주인공시점으로 야엘의 눈으로 바라본다. 두번째 이야기는 아비샥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세번째는 야엘의 시각에서, 네번째는 레아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동창인 야엘과 아비샥과 레아가 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기술된 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2장의 첫번째 이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이스라엘의 군인들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소녀, 이집트 군인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렇듯 관련된 여러 사람의 관점으로 바라본 다채로운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주로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내용이 이어져, 주인공들의 생각을 풍부하게 전달한다는 느낌을 준다. 머릿속에서 같은 생각이 반복된다거나 슬픈 상황에서도 배고프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등 사람의 복잡한 내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절절한 슬픔이나 공황 상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깔린 두려움, 불안함 등을 잘 나타낸 것 같다.


이 책에는 흔히 이스라엘 사람들하면 떠오르는 선민사상, 엄격한 교육 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10대 후반 소녀들의 삶에 대해 서술한다. 버스를 탈 때 폭탄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괴한이 쏜 총으로 가족을 잃고,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걸 바라봐야하는 사람들의 고뇌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주인공들은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채 어떤 목표도 없이 군대에 가야할 나이가 되어 억지로 입대를 한 사람들이었다. 군복무기간이 인생의 표류기 같고, 인생의 일부 갉아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초를 설 때 무장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부분 등은 그런 심드렁함을 드러낸 것 같다. 


이스라엘 군대의 비효율성도 곳곳에 드러난다. 창고에 총알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 전쟁중 많은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한 사건이나, 형식적인 검문으로 군인들이 시간만 낭비하게 만드는 것 등이다. 군대의 비효율성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가 보다. 


주인공이 보초를 서다 발견한 팔레스타인 좀도둑 소년들을 못본 척 해준 부분에서는 평화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도 자주 등장하는데 서양사람이 써서 그런지 좀 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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