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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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범죄 한 건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 -스티나 오케르블롬, 77세


메르타 할머니가 살고 있는 다이아몬드 노인 요양소는 8시 취침, 간식금지, 산책도 거의 할 수 없고 외출 또한 힘들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의 계기는 바로 이거다. 자유가 억압 된 요양소에서 탈출하기!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으로서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부분이 그녀를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이다. 처음 범죄는 그녀 혼자  은행을 털려고 했지만 실패한다. 은행에서 돈을 요구하지만 직원들은 그녀를 택시에 태우고 보행기까지 접어서 실어주는 친절을 베풀며 요양원으로 돌려보낸다.

조용하고 복지가 잘 된 나라 스웨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악당이 주인공이다. 작가 자신을 페르소나로 만든 메르타 안데르손이 요양원 친구들을 모아 자유라는 계기로 범죄를 저지르며 이야기가 쓰여진 시리즈물이다. 79세의 나이를 먹은 할머니가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들과 함께 범죄를 저지른다는 상상은 무척이나 색다르다.


노령화를 향해가고 있는 사회이지만 언제나 소설과 영화의 주인공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이든 노인들이 주인공이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말처럼 이들은 나이만 먹을 뿐 아직 꿈, 희망, 사랑 그리고 우정 역시 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메르타 할머니가 리더로 각자의 포지션이 있다. 그 과정에 여러 번 강도단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 시도 하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간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서 국립미술관에서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여기서 작가의 이력이 마음껏 발휘된다. 고고학자였고 큐레이터로 오랜기간 일하며 다져온 그녀의 지식이 다양히 그려져 있다. 5명 노인들의 완벽한 업무 분담의 눈부신 성과가 드디어 나타난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과정은 누구나 다 처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겪는 과정이라는 점에 나이는 상관이 없어 보였다. 돈을 얻게 되고 거기에 미술품을 돌려주고 드디어! 그들이 원하는 감옥에 갇히게 되지만 성별이 다양한 그들이 남, 여로 떨어지고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겐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6개월간의 복역을 마치고 나와 그들은 다시 또 하나의 범죄에 성공하고 그 돈으로 행복과 자유를 찾아 떠나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 참 인상 깊은 문구들이 나왔다.


P.572

<정부>만이 아니라, 민주 국가이니까, <국회>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을 폈다.



마지막에 그들이 작성해서 언론사로 보내는 편지에는 유쾌하면서도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노인복지와 자유로운 생활, 그리고 정계에 입문하는 자는 적어도 6개월간 노인요양소에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기부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또, 마지막에 스톡홀롬 경찰에게 보내는 편지에 경찰을 조롱하면서도 꼬집는 듯 한 편지를 남기고 그들은 새로운 삶을 향해서 내딛는다.


주인공은 악당이고 도둑이며 강도이지만 이들이 마냥 미울 수 없고 나도 모르게 읽는 내내 응원을 하게 되는 건 그들이 늙어서는 결코 아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사랑에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 그리고 열정과 사랑까지 담고 있는 소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만큼의 공감과 캐릭터들의 매력. 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점.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2부와 3부 연작으로 나올 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데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P.576 【우리를 위하여! 최대한 행복해지려고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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