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작년에 영화로도 개봉했고 한번 참석했던 독서모임에서도 선정되었던 책이라 익히 알고 있었다. 이 책이 선정 됐을 때 참석하진 않았지만 반전이 있다는 것과 영화가 책보다 못하다는 것을 후기로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당시 이 책을 읽지 않은 이유는 독서모임 내 후기를 보니 평점도 그저그랬고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 포스터를 보고 단순 멜로이야기인 줄 알고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지금와서 갑자기 읽게 된 이유는 '서민독서'라는 책에서 이책을 소개하는 부분을 읽고 갑자기 흥미가 확 생겨서이다. 소개된 내용 중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게된다. 고로 150p가 아닌 300p 분량이라 할수 있다'라는 부분을 읽고 많은 복선을 음미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바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소개된 내용은 서민독서의 작가가 한 말이 아니라 줄리언 반스간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읽어보니 영화 포스터를 보고 멜로이야기겠구나 했던 생각과는 달리 심리스릴러 장르에 가까웠다. 토니웹스터라는 주인공이 생각하는 자신의 어릴적 기억과 40년 뒤 노인이 되서 대학시절 1년 남짓 사겼던 여자친구 베로니카의 엄마 유언장을 받고 그것을 계기로 40년만에 베로니카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자신의 기억이 그의 입장에서 얼마나 윤색되었는지 느끼면서 회한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책을 다 읽은 뒤 다시 한번 읽게된다는 소개를 읽고 책을 읽게된 만큼 나도 한번 읽고 다시 한번 읽었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한번 읽었을 때 처음 읽을 때 보다 더 재밌게 읽진 않았다. 내 생각에는 두번 읽게된다는 작가의 말을 잘못 파악하고 다시 읽어서 그런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1부에 나오는 역사시간의 대화와 롭슨의 자살 등 지나치기 쉬운 이야기들이 이 소설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매치가 되서 그것을 다시 정리해보는 재미로 2번 읽게된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결말을 알고 봐야 보이는 반전의 단서들이 많아 두 번 읽으면 그 복선을 찾는 재미가 있는 추리소설로 생각하고 다시 읽었었기 때문에 기대와는 달리 두 번째 읽을 때는 기대만큼 큰 재미는 없었다.

 

 언급했듯이 1부에 나오는 역사시간 이야기는 이 소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에이드리언이 말한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라는 말은 토니의 부정확한 기억과 유언장, 일기장 일부, 자신이 어렸을 때 쓴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회신 편지 등의 불충분한 문서로 소설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이 소설을 관통하는 문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니의 시점에서 부정확한 기억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도 혼란이 생긴다. 토니는 1달동안 베로니카의 집에서 지내는 동안 베로니카의 오빠인 잭의 몇몇 행동으로 그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지레짐작한다. 그렇게 40년동안이나 그와 함께한 주말을 악몽으로 생각하다가 40년 뒤 그가 베로니카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줘서 그에 대한 생각이 변한다. 이처럼 토니의 몇몇기억, 게다가 자신의 편의에 맞춘 윤색된 기억을 가지고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끝에가서도 많은 의문이 남는다. 사라 포드는 어떻게 에이드리언의 아이를 가졌는가?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임신시킨 에이드리언은 토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철학적으로 뛰어난 학생이 맞는가? 사라포드는 왜 토니에게 일기장과 작은 금액의 유산을 남겼는가 등이 그렇다. 나는 다시 한번 읽으면 책에서 명확히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 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읽어보니 이러한 것이 책에서 의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 이러한 부분은 책에서 명확히 밝히는 것보다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우는 것이 소설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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