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 - 강창희 소장의 100세 시대를 위한 인생설계
강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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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저자분께 선물받은 뒤 10권을 사서 아는 분들께 선물로 드리고 있다. 2005년 즈음부터 소장님을 알고 지내게 된 인연으로 책을 선물 받을 수 있었고, 지난 수년 간 금융권을 떠나 있다가 다시 최근에 금융일을 하게 되면서 예전의 고마운 분들께 드릴 선물로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소장님(이제는 미래와 금융 포럼 대표라는 말이 더 적절하지만 여전히 연구소장님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께서 미래에셋이라는 회사를 떠나 첫번째로 내신 책이다. 회사를 떠나서 만든 책이어서 소장님 개인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고, 과거 책자에서 궁금했던 부분이 풀리기도 하였다. 나는 소장님이 어디서 그렇게 겸손과 절제, 소신을 배웠는지 궁금했는데 종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좀 더 이해가 되었다. 소장님을 만나 뵈어 직접 대화하면서 들어보면 아직도 책으로 말하지 못 한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다음의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

 

 우선 투자금융(증권)업에 종사하거나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꼭 읽었으면 한다. 투신운용 대표 시절 러시아 국채 폭락사태에서 배운 '펀드매니저 양성보다 더 중요한 투자자 교육'의 교훈이 왜 나왔는지 이해해야 하며, PI(자기자본투자) PF IB등 거창한 사업부문에 대한 유행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가 과연 돈으로 돈버는 것의 본질(자산 증식)을 알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나는 금융업에 있는 분들에게 항상 하나를 물어본다. 중산층이 보유하는 대표적인 자동차의 가격 상승보다 더 높은 장기 수익률(20년 이상)을 가진 금융자산을 추천할 수 있는가를 말한다. 쉽게 말해 물가상승을 따라갈 수 있는 장기자산을 하나라도 추천해 보라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이 아닌 실제 체감물가상승을 대표하는 값으로 자동차가격을 들어본 것인데, 놀랍게도 주식으로도 이것을 따라가기 어렵다. 20년간 주식(정확히는 주가지수)을 보유하고 있어도 갖은 등락을 거쳐야 20배 상승이 가능하고 이정도 되어야 위에 말한 중산층 보유의 자동차 가격 상승을 간신히 따라잡을 수 있다.
 돈을 다루는 사람은 복리의 마술이니 선물옵션 이론보다도 이런 부분을 더 알아야 할 것이다. 현대 투자금융업이 근본적으로 개인 자산관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40년 이상의 개인투자기간에 대해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투자론 책자에서도 이 부분이 강조되어 있는 곳이 있다. Zvi Bodie, Alex Kane, Alan Marcus의 기본투자론 책자를 보면 개인자산관리시 주식투자의 장기 수익률에 대한 논쟁을 하나 알려준다. 1929년 대공황기를 포함하여 계산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며, 그러면 장기투자수익률이 상당히 낮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소장님의 책자에서는 이런 수치적인 이야기 외에도 투자금융업 중 개인자산관리에 대한 기본과 핵심 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연금, 보험, 부동산, 주식과 채권 투자의 비중과 그의 조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이런 사항은 고객들도 이미 아는 상식이 되었으니 금융업 종사자로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실질 정년이 짧은 분야의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증권업계는 물론 은행, 보험 등의 금융업 종사자가 실질 정년이 짧으며, 일반 중소기업 종사자도 실질 정년이 짧을 것이다. 실질 정년이 짧을수록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도리어 투자 때문에 본업을 망치거나 자기 계발에 소홀해 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과 자기계발'임을 알려주는 책자를 더 많이 자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째로는 자신이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 장수의 기준은 내 동년배가 아니다. 바로 나의 부모님이다. 부모님보다 오래 산다면, 부모님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하므로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그 고민에서 이 책이 도움될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든다면 이 책에는 중요한 공식이 하나 나온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이든 건강수명의 6할을 일했다는 내용인다. 이는 내가 100살까지 산다면 얼마나 길게 일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대략 죽기 5년 전까지 건강하다고 본다면 95*0.6=57년이 되고, 20살에 성인이 된다면 20+57=77살까지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120살까지 살고, 마찬가지로 115살까지 건강하며 20살에 성인이 된다면 115*0.6=69년이 되어 20+69=89살까지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계산이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유지가능한 인간의 평균수명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된다. 100살 평균수명의 시대가 될려면 그 사회는 대략 80살까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노인 부양 문제 등이 없고 유지가능한 사회가 된다는 뜻이다.
 내 부모님은 대략 80살이면 돌아가시는 시대를 사셨다. 나는 전쟁이 없다면 평균적으로 100살까지 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이에 대한 대답을 인생경험과 과거 인류의 지혜에서 찾아본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가장 중요한 대책은 절약과 절제이다. 그리고 나이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체력과 지력을 갖추는 것이라도 써 있다. 투자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의식개혁이다. 절약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고, 자녀교육비용이 과연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며, 일의 소중함(직업에는 귀천이 없음)을 알며 허드렛일도 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째로는 대학생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현재의 대학생들은 한국이 가장 장미빛으로 물들어 있을 때 태어난 사람들이다. 88올림픽 이후 92년의 문민대통령 초기의 자유와 개방의 기쁨을 만끽하던 시절에 태어나 10대에 아시아외환위기(1997년 말)를 겪으면서 한국의 질적인 변화를 알게 되었고, 2000년대 들어 이태백으로 상징되는 저성장 국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사람들이 현재의 대학생들이다. 이들에게 '국가가 뭘 해 주길 바라거나, 투자를 잘 해서 부수입을 올리기 위한 재테크를 알려주는 책'은 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왕정/민주주의 국가, 공산/자본주의 그 어느 것도 개개인의 삶을 직접 행복하게 해 주지 못 함을 요즘 다시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읽어왔던 재테크 책으로는 100살 수명 시대를 현명하게 헤쳐나가기 어렵다.
 경제교육이나 재테크 책의 저자 중에는 놀랍게도 부도덕한 사람이 썼거나 자기계발과 교육의 가치를 마구 깎아내리던 사람이  있었다. 전자에는 보도 섀퍼, 후자에는 로버트 키요사키(부자아빠 가난한아빠의 저자)를 들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대학생 때는 우선 양심과 도덕성을 가진 사람이 쓴 책부터 읽기 바란다. 사회 경험이 어느 정도 생겨야 '겉치레뿐인 내용'과 '실제 경험'을 구분할 수 있고, 허위 과장을 구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심과 도덕성을 가진 사람이 쓴 책을 보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면서 편하게 읽어도 된다. 
 지금의 대학생에게는 '과거에 사치품이라 불리던 것이 왜 지금은 '명품'이라는 말로 바뀌었는지', '어린이 저축은행이라는 말은 왜 없어졌는지', '저축의 날이 언제부터인가 연예인 잔치 수준의 날이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사람이 드물다. 도리어 선물,옵션, NDF거래 등을 알려주는 사람은 늘고 있다. 강창희 소장님의 글에 위의 내용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절약과 저축, 본업에 충실, 장기 투자의 본질(분산투자,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돈의 소유량으로만 평가받는 것이 싫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읽기 바란다. 요즘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돈'을 성공 뿐만 아니라 성실의 척도로 보고 있다. 한 때 '부자되세요'가 인사말로 유행한 적이 있는데, 부자=성공=행복으로 보기까지 했던 것이다. 성실함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나이들어 부자가 되어 있는가'로 된다면 이는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 자본주의 이론을 정립했던 분들 대부분이 '국가의 부'를 늘리기 위해 자본주의 주장했던 것이지, 돈에게 인간적 가치(행복 등)를 부여하는 것은 경계했었다. 아담 스미스나 밀 같은 분들은 스스로를 윤리학자, 철학자라고 생각했으니 더욱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성실하지만 가난한 사람을 만들게 된다. 천민 자본주의의 경우 가난하면 반드시 불행하게 된다. '부자되세요'가 인사말이 되는 사회는 '돈이 최고'인 사회와 다를 바 없다. 
 강소장님은 투자금융업에 평생을 바쳤던 분이지만 '돈이 최고는 아니다'를 확실히 말해주시는 분이다. 이것은 그 분의 생활태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전직 금융사 사장인 분이 아랫 사람이 찾아왔을 때 만두집에 들어가 식당 입구의 앉아있기 불편한 2인용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것이 가능할까? 금융사 직장 생활을 약간이라도 해 본 사람은 이것이 드문 일임을 알 것이다. 소박함의 중요성, 겸손과 성실의 중요성을 아는 분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서 중요 주제에 대해 다른 저자의 시각도 알고 싶다면 다음의 책을 추천한다.

 

 첫째 자녀 교육 비용에 대해서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책자인 맞벌이의 함정을 추천한다. 다음은 이 책에 대해 소개이다.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의 파산법 담당교수와 전 맥킨지 컨설턴트인 두 저자가 중산층 가정 재정위기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들은 중산층 가정이 과소비로 파산의 위험을 높인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반박하며, 이들 가정이 자녀들까지 중산층의 삶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하려고 쏟아붓는 경쟁적인 노력이 역설적으로 가계 빚을 늘려 파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한다. 쉽게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신용을 지닌 이들이 자녀교육, 좋은 환경 등을 위해 과도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부담을 키운 것이 문제라는 것. 미국 중산층 가정의 재정위기를 다룬 책이지만, 맞벌이 가정의 증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열풍, 학원 밀집가의 집값 급등, 신용불량자와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의 급증과 같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볼때도 시사성을 갖는다.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2003년 10대 경영서 가운데 한 권이다."
 흥미롭게도 위의 두 저자는 모녀관계이다. 나는 이 책을 맞벌이에 대한 글이라기 보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게 해 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나 자신이 금융업을 떠나 있을 때 논술과 수학학원 강사로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여러가지 추가적인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자녀교육비용 절감은 가능하다고 본다. 의식개혁까지는 아니고,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개선할 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부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재산을 쌓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웃집 백만장자'를 읽어보라고 말하겠다. 이 책은 매우 유명해서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다.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두가지였다. 먼저 자신의 소득별로 적정 재산 보유액을 계산하는 공식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내가 낭비형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해주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었다. 둘째로는 부자들은 정말 과감하게 살아간다는 점이다. 부자들 대부분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놀란 것이다. 나 자신이 증권업에 근무했기 때문에 비상장주식 투자가 얼마나 어렵고, 사업가가 아니라면 거의 힘든 것임을 잘 알게 되었는데, 부자들 대부분은 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비상장 주식 투자는 거의 동업자 수준으로 정보를 알기 전에는 하기 어렵다) 이를 보면서 부자 되기가 쉽지 않음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부자들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매우 간단한 것이고 실천하기도 나름 쉬웠다. 바로 절약이었던 것이다. (절대 투자가 아니다) 이에 대해 잘 알고 싶으면 위 책을 꼼꼼히 읽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월급쟁이로서 평생 경제적 자립하기'를 바란다면 '게팅 리치'라는 책을 읽기 바란다. 이 책은 거의 아는 사람이 없고 현재 절판된 책이다. 재테크에 대해 한 권의 책만 권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미국 재무 상담가인 래리 와슈카가 쓴 책인데, 부를 모으는 5단계에 대해 전반적인 인생 설계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을 적어 놓은 것이다. 이 책은 사실 어렵지만 참 흥미로왔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자가 되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의사의 장단점'을 한 줄로 요약해서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었다. (책 서문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이 책에 흥미를 느꼈고, 그 뒤의 내용 역시 깊이가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현재도 공부하고 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련다.
 지난 세월 만나본 분 중의 몇 안 되는 '성공하였으면서도 인간의 품격이 느껴지는 분'인 강창희 소장님의 솔직한 개인 이야기도 가미된 인생 설계 이야기 책을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10권을 자비로 샀고, 나의 소중한 분들께 선물로 드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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