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통과한 용기 - 길을 잃어버린 그리스도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
러셀 무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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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주제로 다루는 이 책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적어도 이 책 안에서 십자가의 용기는 선지자 엘리야의 것입니다. 저자의 통찰은 엘리야의 삶을 통해 십자가를 오버랩되게 만듭니다. 엘리야는 그야말로 용기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엘리야의 용기와 저자가 말하는 엘리야의 용기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엘리야의 용기는 갈멜산 위에서 드러납니다. 아합왕에 맞설 수 있었던 엘리야의 모습. 그리고 갈멜산 위에서 수 많은 바알 선지자들에 맞선 엘리야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엘리야의 진정한 용기는 갈멜산을 내려와 도망쳤던 그 곳, 광야 위에서 나타납니다. 절대 가고 싶지 않고, 그저 피하고만 싶은 그 길 위에 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통과하신 십자가의 용기입니다. 이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강조하는 용기의 모습입니다.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듯한 사자의 용기로 살아가는 것은 진정한 용기가 아닙니다. 진정한 용기란,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그 길.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날 것 그대로 발견할 수 있는 그 길. 나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그 길에 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가신 그 십자가의 길이야말로 우리를 용기 있게 만드는 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이 있습니다. “용기로 가는 길은 두려움이 없는 길이 아니라 두려움을 통과해 그리스도께로 가는 길이다.”

 

통과”.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라 생각합니다. 십자가 앞에서 머물거나 머뭇거리는 삶이 아니라, 그것을 통과해 내는 것. 그 안에서 마땅히 발견해야 할 수많은 것들을 마주하는 것. 그리고 심판대 앞에서 우리를 진정으로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은 모두 십자가를 통과할 때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용기의 재정의를 통해 다시 한 번 용기 있게 십자가를 통과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동기를 부여해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몇 가지 (어쩔 수 없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가 미국인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저자의 통찰들이 한국 사람인 저에게는 쉽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문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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