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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조선경 글 그림 / 노란돌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가 태어난 후,
난 세상이 달라보였다.
그동안 눈길한번 안 줬던, 주변의 가로수의 새싹, 들꽃, 아주 작은 벌레들.. 심지어 개미까지도
신기하고, 평범하지 않게 느껴졌다.
생명은 왜 이렇게 신비로운 걸까?
정자와 난자라는 아주 작은 세포가 만나, 뱃 속에서 하나의 생명이 잉태되고,
태어나 웃고.. 울고.. 밥먹다가.. 어느덧 말도 하게 되고, 뛰게 되고...
그리고 나처럼 엄마가 되기도 하고.. 우리 엄마처럼 할머니가 되기도 하고 말이지.
정말 너무 신기하지 않은가?
가끔은 내가 일반 동식물이 아닌 인간이 태어난 것까지 감사한 생각까지 들었다.
난..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져 나온 존재도 아니고..
난.. 깜깜한 길을 걸어, 혼자 여기까지 온 것도 아니다..
나의 어린시절 내 옆에는 항상 '엄마'가 있었다. [파랑새]의 <돼지엄마>처럼..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엄마 꼬리 조올~졸 조올~졸' 따라다니는 두 아이가 있다. <파랑새>처럼..

<파랑새>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을 땐, 항상 붙어다니며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았지만..
찬바람 불고, 눈보라 치는 숲속에서 마냥 엄마와 함께 할 수는 없었다.
드디어 <돼지엄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파랑새>를 떠나보내기 위한 날기 연습에 들어간다.
싫다고 투정부리는 <파랑새>, <돼지엄마>도 떠나보내기 싫지만
"어서 커라 내 새끼" 하며 뜬 눈으로 밤을 새운다.

바위산, 나뭇잎 하나없는 나무 위에서
<돼지엄마>는 그곳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하며 무서워하는 <파랑새>를 떠나간다.
하늘 가득 친구들이 있었지만
<파랑새>는 벌써 엄마가 그립다...

눈물나게 아름다운 이 그림책은
나의 옆에서 한결같이 사랑해 주는 부모님을 생각나게 한다.
<돼지엄마>처럼 무한한 사랑을 주시며..
언젠가는 <파랑새> 보다 먼저 떠나 '그 곳'에서 <파랑새> 자식을 기다리신다.
엄마가 옆에 항상 붙어 있을 땐 그 사랑의 표현을 귀찮아 했고..
아이가 태어나 '엄마'를 조금씩 알아가려는데.. 벌써 엄마는 할머니에다가..
내 아이가 자꾸 나를 찾는다.
내 아이에게 정신없이 시간을 쏟아붓다 보면
어느덧 내 엄마는 나를 먼저 떠나 그 곳에서 기다리시겠지..
아아.. 엄마..
엄마가 계실 때 더 잘 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