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 개정 증보판 남산의 부장들
김충식 지음 / 폴리티쿠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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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의 밀실에서 벌어진 두번의 총격.그일 이후로 한국의 역사는 지금까지 크게 바뀌었다.

이 책은 박정희 정권이 탄생한 5.16 이후 박정희 사후에 전두환 정권이 수립할때까지의 시간을 중앙정보부 (kcia) 를 중심으로 서술하며 관련 인물과 주요 사건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냈다. 저자는 지금까지 한국은 "박정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책 저술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을 하고 옥중에 있거나 박정희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정주영과 그의 자식, 사업적 계보를 이은 이명박 역시 비참한 신세로 영어의 몸이 된 것도 그렇다. 박정희 사후에 정권을 잡은 전두환, 노태우의 군부정권과 평생의 정치적 숙적이 된 김영삼, 김대중의 계보는 각각 현재의 양당에 뿌리 깊게 내리며 생생히 살아있게 된 것이다. 비단 그 뿐 아니라 지금도 그의 생가에서 탄신제를 매년 지내는 것이나 새마을운동을 국시로 여기는 이들이 살아 있는 한은 박정희의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역사는 정치적 승리자의 입장에서 기술되기 때문에 당연히 비사로 가려지거나 묻혔을 사건이 저자의 치밀한 취재와 인터뷰로 야사로 치부당할 뻔한 이야기를 살려내고 있는데, 초간본이 1990년도라는 점에서 막 군부독재가 멈춘 이후 민주화의 열망에 힘입어 쓸 수 있었던 것이라 짐작된다. 저자도 연재중에 중단의 협박과 회유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나 오히려 그에 악에 받혀서 더욱 열심히 쓴 것은 아닐까.

이 책에는 특정한 주인공인 인물은 없다. 주인공이라고 하면 중앙정보부 자체일 것이며 그에 속해서 활동한 인물들 김종필, 이후락, 김계원, 그리고 마지막 중정부장 전두환까지의 일대기를 가감없이 기술하며 오히려 그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저자의 감상이 극히 절제된 사실의 전달을 통해 오히려 사료로서의 신뢰를 높이고 생동감을 가질 수 있었다. 기번이 쓴 [로마제국쇠망사]는 그 정밀함과 사실에 대한 입증자료가 풍성해 실로 2차 사료로서의 역할과 지위를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실상 이 책도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추천의 글에 일본의 외교인력들이 이 책을 꼭 일독한다고 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 생각된다.

책을 완독한 후에 곱씹은 점은 다음과 같다.

1.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2. 권력자는 그 권력을 다른이와 나누지 않는다.

3. 폐쇄적인 정보는 권력의 원천이 된다.

4. 인생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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