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바다늑대
잭 런던 지음 / 행복리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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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명문집안의 자제이며 지식인인 주인공 험프리는 바다에서 조난당하게 되는데 악마같은 선장이 이끄는 바다표범잡이배에 구조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는 자신이 믿고 당연시했던 이념과 가치들을 송두리째 부정당한다.

선장 울프 라르센은 오직 강한자만이 살아남고 강한것만이 법이라 믿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다.부서진 보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선원을 희생시키기도 하고 탈출한 선원들이 바다에서 익사하는걸 보고 즐기기도 한다.
배운건 없으나 독학으로 예술과 학문을 익힌 그는 지식에 대한 열망은 강하여 가끔 험프리와 토론을 나누는데 인간의 가치는 싸구려라고 믿는 그의 말은 공감할 수 없으면서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읽는내내 마지막까지도 울프 라르센에게 어쩌면 인간적인 면이 있을거라고 생각한 건 내 미련이었을까.




평온하고 순탄하게 사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평온하고 순탄하게 사는 것은 전혀 사는 것이 아니다 - 잭 런던



"생명이란 다른 생명을 삼킴으로써 살아 남을 수 있는 뜸팡이와 같은 것이고, 따라서 생명은 탐욕의 승리에 지나지 않는 거야.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보자면 생명체란 가장 값싼 것이지. 이 세상에는 일정량의 물, 일정량의 흙, 그리고 일정량의 공기만 존재하지만 태어나기를 바라는 생명체는 무한하지. 생명? 글쎄. 거기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어. 싸구려 가운데 가장 싼 것. 아무도 이 흔한 생명을 구태여 구하려 할 필요는 없어.자연은 어디서나 생명을 아낌없이 쏟아주지. 하나의 생명이 있을 공간에 수천 수만의 씨가 뿌려지니, 가장 강한자가 최후로 남게 될 때까지 생명은 생명을 집어삼키는거지."

"생명이 지닌 유일한 가치는 스스로 부여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야. 게다가 그 가치는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지. 필연적으로 인간은 자기 위주로 편견을 가지게 마련이니까. 저 꼭대기에 매달려 있던 친구를 놓고 보자구. 그는 자신이 다이아몬드나 루비보다 귀중한 존재인 것처럼 매달려 있었지. 당신에게도? 아니야. 나에게도 천만의 말씀이지. 그 자신에게? 맞아. 슬프게도 그는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한거야. 그말고도 세상에 태어나고자 하는 존재들은 수없이 많아. 그가 꼭대기에서 떨어져 갑판 위에 벌집의 꿀처럼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고 해도 이 세계에는 아무런 손실도 없어. 세계 속에서 그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어. 공급은 항상 넘치니까. 단지 그 자신에게 있어서만 그는 귀중한 존재였어.그리고 죽어갈 때 그는 죽는다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할테니까 이 최소한의 가치조차도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 그 혼자만이 다이아몬드나 루비 이상으로 가격을 매겨놨겠지. 다이아몬드나 루비가 갑판 위에서 한 바가지 바닷물에 씻겨 사라져도 그 자신은 사라지는 것을 알지조차 못해. 그는 자신의 죽음과 함께 손실의 개념 자체를 상실해 버리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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