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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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 달콤한 로맨스 속 달콤한 시, 그리고 그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시인은 참 유명하신 분이죠.

도종환 시인, 하면 '접시꽃 당신' 이란 시가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아픈 아내를 보며 쓴 감동적인 시이죠. 또, 교과서에도 실린 '어떤 마을'도 참 좋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시인입니다.

 


 

송필용 화백님과 함께 작업한 시화선집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습니다.

도종환 시인님은 시는 말 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말 없는 시라고 한다하셨습니다.

그만큼 시와 함께 보는 그림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만들고, 글로만, 그림으로만 느끼던 감정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게 해줍니다.



 

 

5부 132편의 시로 이루어진 시집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함께합니다.

각 시에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 어우러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SBS드라마스페셜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나온 시집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드라마의 여운은 길게 남아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죠.

장재영(조인성)과 지해수(공효진)가 함께 시집을 읽는 장면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장면일거에요.

 

주인공들의 달콤함이 묻어나는 그 장면, 그 시

 

바람이 오면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대표작, 흔들리며 피는 꽃 입니다.

시와 함께 그림이 배치되어있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유명한 시죠. 송 화백님의 그림과 함께 보니 더욱 그 감정이 배가 됩니다.


 

 

제가 이 시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와 시화는

봄의 줄탁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나무, 그리고 꽃을 피워낸 모습.

봄에 꽃을 피워내는 모과나무의 이야기. 이 두가지가 함께 제 마음속으로 들어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시에서 느끼는 느낌

그 느낌들이 함께 다가와 하나의 감정으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봄의 줄탁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질

옴질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만 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

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 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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