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든 인문학
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지은이 휴 앨더시 윌리엄스는 과학과 기술, 건축과 디자인 모두를 아우르는

대중 과학 칼럼을 기고해왔다.

최고의 과학 저술가 중 한 명으로서, 이론적이고 교과서적인 과학 지식을 역사, 미술, 문학, 건축, 철학, 신화와 혼합하여 일상의 과학, 상식의 과학으로 재탄생시킨다.

이 책에서 그는 구리, 금, 은, 철을 비롯해 바나듐,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처럼

이름조차 낯선 원소들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고대 문명부터 현대의 패선 경향에 이르기까지 집요하고

유쾌하게 파헤친다.

- 지은이 소개 중

 

 

 

 

책을 고를때, 그 책의 주제도 물론 신경을 많이 쓰지만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표지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어쩌면 아기자기해보이는 표지 속에

진지한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세 파트로 나누어 큰 것부터 세세히 바라보는 글의 진행방식이

맘에 들었다.

먼저 온몸에 대한 이야기, 몸의 기초가 되는 살과 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각각의 부위인 머리, 얼굴, 뇌 등을 나누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모두를 아우르며 미래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마친다.

 

그 중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심장이었다.

'심장_♥는 어떻게 심장의 상징이 되었을까'

흔히 우리 심장을 의미하는 기호로 ♥를 사용하곤 한다.

언제나 그래왔기에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정말 의문이 들었다.

 먼저 심장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는지부터

설명을 시작한다.

심장이 어떤 중요한 방식으로 우리의 중심을 차지한다는 사고를

가지게 되었는지 먼저 설명한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의 이야기들에선 이미 심장의 의미로

정체성, 생명, 충성, 사랑 등을 사용했다. 분명한 것은

이 의미들이 생리적으로도 그런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심장은 우리의 중심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우리의 심장이

어째서 양식화되고, 비현실적이며, 2차원적인 도안,

빨간색에 쌍엽형의 뒤집힌 삼각형이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며

이 이론들 모두 그럴싸하고 흥미로운 이론들이었다.

 

이러한 흥미로운 이야기에 이어서, 자연스럽게
신장이야기, 장기이야기로 넘어간다.

 

책의 구성이 참 흥미롭다.

커다란 주제 안에 세세한 부분, 그리고 다른 부분까지 이어붙여

만든 각각의 이야기들이 사람을 잡아끈다고 해야할까

심장 외에도

눈_면접을 볼 때는 무거운 파일을 들어라

위_식인은 가능할까 

처럼 자극적이면서도 궁금증을 자극하는 소제목들이

등장하여 끝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문장자체가 쉬운 문장들은 아니다.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글도 아닐뿐더러

어려운 단어들도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주제들을 엮어놓고,

다양한 예술작품들과의 연결점으로 주제를 드러내준다.

또한 다양한 예시사건들이 등장한다.

이것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상황과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컴퓨터에 너무나 도취된 나머지 컴퓨터와 더 닮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꿈은 우리의 정신도 생리적인 것이며, 정신이 육체에 깃들고 의지한다는 사실을

편리하게 지워버린다."

,

"탈출구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사실은 집과 같은 몸을 감옥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몸은 멋진 곳이다."

-에필로그, 귀가 중

 

에필로그에서 지은이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내게도 와닿은 문장.

컴퓨터와 닮은 사람을 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느꼈다.

또한 우리 몸은 참 멋진 곳이라는 마지막 문장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도록 했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온 몸의 재발견을 통해 우리 몸에 대한 연대기를 알아가는

꽤나 흥미로운 책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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