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 KINFOLK Vol.7 킨포크 KINFOLK 7
킨포크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킨포크 7편

 

킨포크는 요리책이지만 요리책 그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는 철학이 깃든 인문 서적과도 같아 읽는 나로 하여금 때론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들고 때론 음식이 갖는 의미들을 곱씹게도 만든다. 그런 연유에서 일까? 이 책이 오랜동안 시리즈로 계속 발간되는 것을 보며 음식도, 그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도 누군가에게 그 의미들을 담아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담겨있음을 느낀다. 그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는 공동체로 이 책은 말하려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소 제목인 홀로에서 둘이서, 그리고 여럿이 라는 의미는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의 의미이니, 아마도 음식을 통한 우리 모두의 행복은 같이하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삶을 건강하게 도모하고자 하는 뜻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P41 "쾌락을 찾고 고통을 피하려 하는 쾌락주의epicurean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기도 한 에피쿠로스는 삶의 넘치는 풍요로움은 본질적으로 개인에게 이로울 뿐 아니라 문화 전체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아이스크림은 공동체, 더 나아가 온 세상에 이롭다고 할수 있겠다." 이 말이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을 말하려한 내용은 아닐런지 생각케 한다.

 

7편은 아이스크림을 주 주제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스크림만을 다루지 않고 봄을 주제로 한 각각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 마치 꽃피는 봄동산에 놀러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만물이 싹트고 생동하기 시작하는 계절의 시작 '봄'을 통해 우리는 다시한번 사람의 끈(만남과 인연)을 연결하려 한다.

 

<어느 방랑자의 여행 일기: 별과 별 사이에서>에서는 이탈리아의 민박농장인 '아그리투리스모 Agriturismo'인 '이 두에 기리I Due Ghiri'를 소개하고 있는데 '스테파노'라는 농부의 집에서 투숙하고 있는 세계 각 나라의 사람들과의 만남과 농장주로부터 받는 음식을 통해 여행자는 농부의 땀에 대한 교훈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하찮게 느껴질 농사의 일이 여행자의 눈에는 그 농부의 굳은살 박인 억센 손이 깊은 진리로 느껴짐을 전달해주어 이 책이 우리에게 전달해주려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여행 마지막 날 저녁 식사후 언덕 너머 계곡을 가리키는 농장주'스테파노'의 말한마디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다 말해주고 있는듯 하여 너무나 아름답기까지 하다. "머리 위에도 별이 있고 발아래에도 별이 있어요" 머리위에는 별들이 있고 아래쪽 계곡에는 무수한 반딧불이들이 빛나고 있는것을 표현한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늘과 땅, 생명으로 가득한 만물들속에서 인간은 하나로 엮어져 있음을 알려주는 교훈이라 하겠다. 그런 영속성속에서 우리 인간은 머리위의 별과 발 아래의 별 사이에서 잠시 스쳐가는 나그네로 표현하니, 크나큰 우주의 세계에선 만물의 영장류인 인간이 참, 하찮은 존재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주일간의 투숙 기간동안 체리에 대한 과일을 알게된 것과 이탈리아 체리를 마음껏 먹은 여행자의 넉넉했던 시간들이 이 여행이 주는 또다른 음식의 맛으로 느껴진다.

 

<순수한 미식가: 아이스크림에 바치는 찬가>는 아이스크림이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왜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자 마자 찾는 것이 모유인데, 그 초유의 맛을 느끼는 것이 아이스크림이라 한다. 아이스크림의 주성분이 우유이기 때문에 그 맛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고향의 맛을 찾아 여기저기 찾아 다니는 것과 똑같은 원리로 느껴진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 하듯 태초의 맛을 안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찾는 것은 삶의 풍요로움을 찾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은 쾌락을 찾고 고통을 피하려한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통해 모두에게 이로움과 좋은 영향으로 발전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까지 해주는 촉매제인 아이스크림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어쩌면 부모들이 말하는 "아이스크림 많이 먹으면 안돼!, 살쪄". 하는 말들을 이제는 조금 바꿔 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이스크림 같이 먹자"정도로.

 

<핀 앤드 피비스 아이스크림>은 두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취미로 만들다 아이스크림이 좋아 아예 회사를 차린 예다.
"아이스크림이 건강식은 아닐지라도 순수한 음식에 속한다"는 핀 앤드 피비스의 철학은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과도 같은 경영철학같아 아이스크림이 갖는 고유의 순수성을 느끼게 한다.

 

<열린 길의 노래>는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 방랑자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깨달음을 얻어 모든 사물의 가치관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만드는 근원을 찾는 것으로 인식시켜주고 있다. 그 가운데는 당연히 사람들과의 인연을 얘기하고 있다. 긴 여정의 여행을 통해 처음보는 낯선 이들과의 대화, 길을 가다 마차의 옆자리에 태워주는 마부와의 만남, 바닷가에서의 어부들, 우연히 만난 여자나 남자와의 만남등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모두가 인연을 통해 자기성찰을 하는 또하나의 인생역정으로 말하고 있다. "길 위에는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때맞춰 나타나는 끈끈함이 있다. 길을 지날 때 낯선 이들에게 사랑받는 느낌을 아는가? 그대에게 눈 돌리는 이들이 무어라 말하는지 아는가?", 이 책이 단순한 요리책이 아닌 철학이 담긴 사람들과의 인연을 노래한 책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소금을 곁들인 레몬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에 무슨 소금이냐 반문하기 쉽상이지만 새콤함과 달콤함에 짭짤한 천일염을 곁들인 아이스크림의 맛은 세가지를 한번에 맛보는 모험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이 또한 각자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이웃이 되는 방법: 안부 묻기>는 친구나 부모님에게 안부를 묻고 거기에서 오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고 있다. 거창하게 글을 쓰기보다는 짧은 글의 말 한마디가 커다란 즐거움과 위안을 가져다 줌을 일깨워준 한 편의 우리의 일상이라 할수 있을것 같다. '앨리스 맥더멋'의 소설 [매력적인 빌리]의 한 장면이 갖는 의미는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마음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이 소설속 장면은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꼭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공항 바에서의 칵테일 냅킨위에 쓴 편지가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로 전하고픈 자기의 생각을 미루지 않고 바로 전달한다는 것은 그 글의 내용과 값어치를 떠나 관계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관심을 갖고있다는 표현의 방법이기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그것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게 느껴질수가 있다.

 

<봄을 위한 조언>에 소개된 사진들은 평소에 하지못했을 일들을 새롭게 시도해보거나 새롭게 출발해보려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사진들로 다는 아닐지언정 나에게 맞는 내용들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보며 시도해볼만 한 내용들이라 생각한다. 사진속 내용중 나에게 맞는 것은 무엇일까? 그중에서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 챙기기]라는 사진이 가장 해보고 싶은 내용중에 하나인것 같다.

 

<좋은 식사라는 연금술>에 나오는 '앤디 슈들리크'와 '캐미 뷸러'의 두 요리사가 조그만 마을에서 이웃들과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에 "이것이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든 내용이었다 할수 있겠다. 지역 농민을 후원하고 그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하는 쉐프들을 보며 사람들과 만나는 모임은 역시나 좋은 재료로 열정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은 그 일에 행복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고트 타운의 캐머마일 아이스크림> 캐머마일 꽃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라! 조금은 생소한 느낌의 아이스크림 레시피지만 꽃 사진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비법만큼은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로스앤젤레스 / 토론토 / 파리> 캐나다 토론토에서의 짧은 하루 모임을 소개해주는 내용중 단 하루 동안의 모임이었지만 서로 모르고 어색해하던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공통의 관심사로 서로 친구가 되고, 하나로 묶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모임은 호화로운 상차림이 아닌 서로 만나 음식과 대화를 나누는 데서 오는 것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 천연의 바닷물로 천연소금을 만드는 [제이콥슨 솔트]의 '벤 제이콥슨'은 "모든 음식에 어울리는 것이 소금이다"라고 말하는 소금 예찬론자를 보며 자연이 주는 천연의 선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어치있는지, 또한 우리 모두에게 왜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알게된다. 벤 제이콥슨 또한 때론 아이스크림에 소금을 뿌려먹는 미식가다운 요리계의 CEO라 한다.

 

    

 

    

 

    

 

    

 

인간은 요리라는 음식을 통해 맛나게 먹으며 모임을 갖고 그 모임을 통해 서로를 알게되고 그 인연이 우리가 살아가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잡아 지금의 공동체가 이루어졌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류의 문명은 혼자가 아닌 공동의 구성원들이 모여 이루어낸 결정체이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미래를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인연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함을 재삼 느끼게 해준 책이라 여겨진다.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음식이 갖는 또다른 의미가 무엇인지 되짚어보며 읽는다면 음식에 대한 새로움을 알게되는 지혜를 얻을것으로 여겨진다.

 

시리즈 순서에 구애받지 않아도 될만큼 단권의 책마다 큰 주제는 같아 킨포크 시리즈를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어보임을 개인적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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