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나에게 - 불교철학자가 40년 동안 찾은 고독의 조각들
스티븐 배철러 지음, 이영래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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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책의 제목이 가슴에 와 닿았었다. 아마도 요즘 들어 더 문득문득 느껴지는 고독감들 때문에 그런것 같다. 고독감은 외로움과는 전혀 다른 고요한 공허함이다. 그의 책이 궁금한데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읽고 싶은 책이었다.

옛 지성인들의 고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면서도 절절했다. 빅토르 위고는 고독을 지옥이라 했으며 선이자 악이라고도 했었다. 반면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고독은 마음을 가득 채우는 더없는 행복이라 했었다.

저자 스티븐 배철러는 그 두 극단의 가운데 절충점을 탐구한다고 말한다. 유교적 느낌의 중용과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수상록의 몽테뉴를 시작으로 한 그가 40년간 탐구한 고독에 대한 성찰들은 심오하기 그지 없다. 몽테뉴는 파리 룩송브루 팡테온에 잠들어 있다. 수상록을 쓴 그답게 고요하고 고독한 장소다. 그 앞을 지나다니며 느꼈던 팡테온의 이미지가 그랬었다.

스티븐 배철러의 이력은 남다르다. 불교에 심취해 인도에 갔었고 우리나라까지 와서 조계종에서 수계하다 그곳에서 만난 프랑스 비구니와 환속하여 결혼까지 했다. 그는 이후로도 지금까지 불교철학과 명상을 전파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진작부터 들었지만 책을 접하진 못하다 처음 만난 그의 책이다.

그가 평생을 통해 명상하고 불교를 탐구했던 고독의 성찰들은 깊은 지성의 바다 같다. 고독의 탐미와도 같은 그의 철학들은 깊고도 고요하다. 그가 남긴 고독한 지성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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