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에 맨 먼저 나오는 작가의 이름을 보면 그가 상당히 알려져 있거나 그쪽 방면의 전문가라는 증명일것인데 정작 난 저자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표지 프로필에 저자의 이력을 유심히 보니 걷기 여행을 주도한 도보답사의 선구자요 상당히 많은 책들을 저술한 사람이다. 우리 땅 온 곳을 두발로 걷고 책을 만들고 우리 땅 걷기 라는 사단법인까지 만들었다. '길 위의 인문학'이란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까지 운영중인것을 보면 역시 저자는 이쪽 분야의 대가이며 전문가이고 문화사학자다. 그런 저자가 보고 걍험하고 느낀 우리 사찰들에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우리나라 사찰들은 모두 산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주로 신라와 고려시대때 지어진 절들은 속세와 멀리 떨어진 고요한 산속에 자리를 틀고 승려들은 그곳에서 번뇌와 싸우며 수도생활을 했다. 지금이야 산가까이 차로 이동을 하지만 그 당시에 절을 찾아가는 길은 꽤나 멀고도 고생스러웠을 것이다. 절들을 찾아가는 길은 그래서 지금도 고즈넉함을 느끼게 된다. 사찰을 들어가면 조용히 해야만 할것 같은 분위기와 경건함에 숙연해진다.저자도 그런 느낌들을 받으며 우리나라 사찰들을 찾아 다녔으리라.책속엔 20개의 사찰들이 나온다. 가보아서 익숙한 곳도 있도 이름만 들어본곳은 훨씬 많다. 비교적 가까운 곳부터 먼곳까지 다양한 절들이 소개되고 있다. 천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들을 지닌 절들의 사진과 그곳에 얽힌 역사들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불교 역사인문학. 지하철을 타고도 갈수 있는 양평 용문사의 1300년된 은행나무가 떠오른다. 절보다 더 유명한 천연기념물. 저자도 언급하지만 용문사는 역사에 비해 사찰에서 세월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의 우리 절들은 수많은 전쟁들을 통해 성한곳이 별로 없다. 저자가 알려주는 역사들을 보다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수많은 외세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유적들이 사라져 갔을까.지난 겨울과 올초에 다녀왔던 불국사와 전등사가 떠오른다. 그 고즈넉함과 길을 걸으며 느껴지던 생각들, 힐링을 주고 고민을 잊게 해주던 산길. 우리나라 사찰만이 주는 그 고유한 느낌들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