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고호 지음 / 델피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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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등장하는 소설은 주제의 특성상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분단 된 오랜 세월과 이념의 차이는 좀처럼 친근하게 다가설 수 없는 한민족의 원죄같은 느낌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우리는 갈 수 없는 땅. 이미 북한은 어느정도 개방이 되어 외국인들은 방문이 가능하지만 정작 우리는 갈수없는 정말 가깝고도 먼 미지의 나라가 북한임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표지와 카피들을 보면 남북한에서 일어나는 헤프닝을 코믹하게 다룬 소설인가 싶었다. 시작은 역시 무겁게 출발한다. 작가의 첫 작품이니만큼 진지하고 심각하게 써나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어떻게 전개를 해나갈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타임슬립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판타지지만 현실적이다. 그래서 책은 예상들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분단의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아주 예전에 사회 복지관에서 몇년간 새터민 학생들의 진로멘토링을 한적이 있었다. 어릴때 부모와 탈북을 하거나 홀로 죽음을 무릎쓰고 탈북한 청년도 있었다. 진로 상담 멘토링을 하며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언들을 해주며 그들 입시를 거치고 유학도 가는 모습들을 지켜 봤었다. 지금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당시 그 친구들의 탈북 얘기는 영화속에서나 보던것들이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며 그렇게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게 해줬었다. 그 이후 탈북민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게 된 경험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이 많이 떠올랐다. 어릴때 외할머니가 이산가족찾기에서 외할아버지를 찾던 기억도 생각난다. 한번도 뵙지 못한 외할아버지는 홀로 남하하지 못하시고 그렇게 북한에서 돌아 가셨을거로 짐작한다.

이 역사의 비극은 언제나 끝이 나련가.. 이 책은 그래서 슬픔과 감동을 안겨 준다. 저자의 첫번째 소설이라고는 믿지 못할 만큼 완성도 있고 재미 있다. 2020년에는 북한과 좀 더 가까와지기를 희망한다. 2021년에는 더 가까와지기를 바란다. 그러다보면 서로가 왕래를 하고 언젠가 우린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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