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사수 대작전
황두진 지음 / 반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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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사수대작전 #황두진 #반비

나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서촌에는 작은 공원이 있다. 통의동 마을마당이란 이름을 가진 그 공원은 경복궁의 서쪽 문인 영춘문과도 마주한 시민들의 소중한 곳이다. 국가의 공권력이 오랜 시간 지역 주민이 사랑하고 애용하던 곳을 시민들과의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몰래 빼앗아 간다면? 더구나 그 공권력의 주체가 청와대라면? 이 책은 그런 터무니 없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던 서울 서촌 역사의 기록이다.

제목은 유쾌한 킬링타임용 영화제목처럼 붙여져 있다. 하지만 당시의 공원사수대작전은 전혀 유쾌하지 않은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그 청와대의 만행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실행이 됐었다. 그 두번의 만행 뒤에 있던 청와대의 주인은 이명박과 박근혜였었다. 서슬퍼런 제왕적 권위로 청와대를 움직이고 국정을 운영했던 두 전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와 싸웠다는것은 지나고보니 추억거리지 당시 서촌 주민들의 고민과 공포는 상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책은 우리 역사의 어두웠던 한 단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의도하지 않았을테지만 아주 저열하고 탐욕스러웠던 정치사와 맞물려 정치적인 느낌으로도 다가온다. 2010년 이명박 시절의 1차 공원사수를 비교적 가볍게 지나고 2016년 10월 2차 공원 매각 사건이 발생한다. 그날은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의 태블릿이 JTBC를 통해 기사화 되기 이틀전이었다. 결국 공원사수작전은 촛불시위와 같은 시기에 하게 됐다고 하니 참으로 난감했을것으로 짐작 된다. 한 나라의 국정을 농단하고 꼭둑각시처럼 놀아난 대통령이 저지른 놀라운 역사는 너무나 치욕적이고 거대해서 이 작은 공원사건도까지 그들이 관여했는지는 모르겠다.

청와대와 경호단이 팔아버린 공원은 결국 서촌주민들과 많은 시민과 단체들의 합심으로 박근혜의 탄핵후 기어이 시민의 품으로 되찾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지만 정부의 주체에 따라 공원 하나쯤은 언제든 사라지게 만들수 있는 공권력의 횡포를 알게 해준다. 그 힘겨운 과정을 보노라니 참 대단하다.

서촌의 낭만적이고 아날로그한 분위기는 가 본 사람이면 알것이다. 그 아름다운 동네의 작은 공원은 시민의 것이기에 앞으로도 영원해야 한다. 아마도 몇 번은 지나쳤을 통의 마을마당 공원을 다음엔 꼭 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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