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느 흔적에 머물러 사라지고 있는가? 인간 근원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저자 윤정. 그의 책은 '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를 읽은 적이 있다. 정신분석학자로서 라깡의 전문가로서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라깡이 등장한다. 정신분석과 심리학의 책은 상당히 피곤스런 책이다. 절대 가볍게 읽지 못하기에 책을 들면 항상 긴장되고 몰입을 위해 집중하려 애쓴다. 인문학 서적중 가장 어렵고 난해한 분야다. 그래도 다행이랄까 이번 책은 지난번 '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보다는 그나마 편하게 다가온다. 크게는 질서와 무질서, 상상과 상징 그리고 현상으로 나눈 단락 안에 흔적과 신호 그리고 정보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 놓았다. 고대의 철학자들과 역사부터 현대의 과학자들까지, 그리고 종교와 우주까지 다양한 해석과 인용들 안의 흔적과 신호들은 꽤나 어렵지만 흥미로운 내용과 분석들이다. 다양한 사례들로 소분류 된 형식이라 조금은 덜 어렵게 느껴지는것 같다. 그렇다고 절대 마냥 편하지는 않는것이 사실이다.시인이기도 한 저자는 이번에도 책 곳곳에 시를 적어 놓았다. 전에도 그랬지만 잠시 쉬어가며 뜨거워진 머리를 식힐수 있는 배려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감상적인 시는 아니다. 정신분석학자의 시는 일반적인 시들과는 또 다르다.'우리는 비극의 아름다움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다.'저자의 이 말이 참 멋지다.자아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롭다. 두 책을 통해 인간의 자아를 들여다 보았다. 이드와 자아와 초자아. 프로이트의 분석으로 보면 인간은 세가지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 세가지 모습들이 싸우며 드러나고 반응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은 너무나 흥미로왔다. 저자가 남겼던 말이 떠오른다."사라지지 않는 존재는 영원히 알수 없어서 영원히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