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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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윗세대이고 배경이 시골이라 모든 내용이 공통되는건 아니지만 책을 읽으며 많은 내용이 공감되고 추억에도 잠기게 한다. 제목도 어릴때 보던 드라마와 같아 더 옛스러운데 책의 디자인 또한 요즘 책이 맞나 싶을정도로 한마디로 촌스럽기 그지없다. 감각이 없어 그런건 아닐테고 아날로그한 맛과 옛스러움을 살리려 의도한게 아닐까 싶다.

철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현직 교수인 저자의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해당 전공 분야의 여러권의 책을 발표 했음에도 소설을 탈고후 출판을 하기가 어려웠다는 저자의 말은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긍이 간다. 문학적 소양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판사들의 거절을 당했다. 소설이라는것이 그만큼 어렵고 문학의 최고정점이라는 반증이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요즘은 너무나 쉽게 책을 내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다. 인플루언스가 대세인 세상이니 전통적인 시스템이 꼭 절대적인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허접한 책과 작가도 쉽게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소설의 분야에선 흔하지 않기에 모든 출판문화가 그렇지는 않다.)

그런 저자의 서두가 무색하게 책은 안정되고 맛깔 넘치는 문체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전개된다. 50년이 넘는 세월이 담긴 제자와 스승의 이야기. 어릴때 스승은 인생의 멘토가 되어 오랜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 사제간의 정과 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훈훈해지며 한편으로는 부러운 생각마저 든다. 요즘 세상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워진 이야기다. 내가 자라며 보고 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이제는 사라졌다. 책속에 나오는 체벌도 사라졌다. 하지만 입시라는 문제와 과도하게 주어진 학생의 인권은 올바른 교육의 길을 붕괴 시켰다. 사람의 문제에 더해져 시스템이 사제관계를 지워버렸다.

책속 민수와 호랑이 선생은 이제 현실엔 없다. 그래서 책은 감동스러우면서도 박물관에서나 볼수 있는 문화재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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