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로 떠나는 여행은 막연하게 또는 잠정적으로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계획이다. 3년이나 4년쯤 뒤 장기여행을 할까 싶다. 그 사이 북한의 길이 열리는 기쁨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차를 타고 육로 따라 유럽까지 가볼까 한다. 바람대로 안된다면 닥쳐봐야 알겠지만.. 차로 한다는 여행책은 그래서 더 흥미가 당겼다. 책을 열고 보니 캠핑카가 아닌 일반차다. 이유를 보니 내 막연한 계획에 수정이 필요하다 싶다. 본격적인 내용의 시작전에 책을 쓰게 된 동기와 과정을 들려준다. 10년간 100개국 여행하기.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의 가족은 그것을 해냈고 책으로 펼쳐냈다. 부부는 각자의 팁도 알려주는데 여행 전과 후, 과정중에 챙겨야 할것들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아 역시 다경험자는 다르구나 싶다. 사실 여행국의 정보보다 더 필요한게 이런것들이다.여행기가 시작된다. 첫장에 여행날짜와 기간 이동거리가 적혀 있다. 구간별 거리와 이동 시간도 알려준다. 지도와 다닌 순서도 첨부 되어 있어 실제 여행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것 같다. 저자의 가족은 정말이지 다양한 대륙과 국가들을 다녔다. 힘들고 어렵다는 아프리카까지 다녀왔으니 남북극만 가면 지구별 여행 완성인가? 각 나라별의 차이점과 장단점들을 보며 이 세상의 다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짤막하게 도시별 지역별로 써놓은 글이 깔끔하다. 해당 지역의 세세한 깊이 있는 내용을 원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쓴다면 책으로 5권쯤 나와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군더더기 없어서 좋다.역시 여행 에피소드는 재미 있다. 그들만의 실제 경험이지만 그들이 겪는 고생 또한 온전히 그들의 몫이기에 편안히 앉아 글자로만 읽는 간접경험자는 재밌기만 하다. 작년에 6개월동안 이들처럼 온가족이 세계여행을 다녀 온 지인이 있다. SNS로 올라오는 재밌으면서 고생 하며 다니던 여행 글과 사진을 보며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워낙 글도 재밌고 맛깔나게 쓰는 분이라 책자로서도 만나기를 기대중인데 여행중 이탈리아에서 차를 털려 노트북부터 몽땅 도둑을 맞아 사진과 글들이 날라가서 어찌 될지 모르겠다.10여년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여행기를 몇차례에 걸쳐 여행신문에 기고한적이 있다. 기자 요청에 얼결에 하게 된 글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이들처럼 긴 여행을 다녀오고 그것을 제대로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