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는 작가가 되기 위해 전통을 따르지 않는 시대다. 예전엔 작가가 되려면 작품으로 문학상을 받아야만 등단이 돼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이름 뒤에 붙일수 있었다. 시인과 소설가라는 문학작가들의 길은 험난 했다.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해 그런 과정 없이 수많은 작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1인출판사같은 독립출판사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작가 양산의 시대가 됐다. 과거에 비해 쉽게 작가라는 직업군이 탄생하고 젊음이 갖는 감각적인 그들의 책들이 쏟아지다 보니 종종 함량미달의 책들 역시 출간이 된다. 이러한 경향은 에세이분야에 주로 발생하긴 하지만 말이다.문학에서 소설분야는 가장 고되고 힘든 창작의 길이다. 그럼에도 젊은 작가들의 호기 어린 작품들이 출간 된다. 이 책 역시 그런 젊은 작가의 책이다. 더구나 첫번째 출간되는 단편집.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던 책이다.단편집의 묘미는 역시 짧다는것에 있다. 한 챕터도 안될 그 안에 담긴 함축된 다양한 이야기들. 하나의 글이 끝나면 생각에 빠지게 되고 또 금새 다른 이야기속으로 들어갈수 있는 묘미. 하지만 그것은 잘 써진 글에서나 가능하다.젊은 작가다운 통통 튀는 문장들. 참신하고 신선하다. 한 편을 읽으면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현실과 환타지를 넘나드는 상상력과 그 안의 다양한 여자들의 이야기들.. 이 책 읽는 재미가 있다. 작가의 이력은 더 재미있다. 이름도 그렇고 복서 출신이라고 해서 남자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여성이 아니고선 알수없는 감성과 시점들이 여성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래서 책도 제목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여자들을 주제로 쓴것이 아닐까.. 사회적 약자로서, 차별받는 여자라는 존재로서.. 그런 경험들이 바탕이 된 13명의 설재인. 호평단이 아닌 혹평단을 모집해서 평가 받았다는 얘기야말로 참신함의 끝이다.그의 동선과 지명으로 봐서 작가는 나와 같은 동네에 사는것 같다. 어쩌면 지하철역에서 또는 마트나 동네 빵집에서 스쳤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