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처음 선입견은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의 책인줄로만 알았다. 오죽하면 엄마한테 죽고 싶으면 죽으라는 말을 자식이 했을까 싶은 마음과 그런 모습이 상상 되어서인데 완벽한 착각이었다. 오히려 이 책은 건강하고 밝은 희망을 준다.제목의 말은 책의 첫장에서 바로 시작한다. 딸아이로부터 들은 엄마 죽어도 돼라는 말이 오히려 저자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말. 그리고 저자는 다운증후군을 지닌 둘째 료타를 낳고 키우는 글을 이어간다. 자신의 탓으로 아들이 장애를 지닌게 아닌가라는 자책부터 아들을 위해 노력하는 눈물겨운 사연들. 저자가 어릴적 같은 반 장애아를 추억하던 장면에서는 나의 어릴적 추억도 같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어느날 전학을 온 한 친구.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지만 싱글생글 웃던 그 친구가 왠지 귀엽고 측은하여 그날 그 아이네 집에 놀러 갔던 일. 아들을 걱정하던 어머니의 고마움이 어린 반가와하던 표정.. 어릴적임에도 그런 마음들이 느껴졌었다. 저자도 그런 마음으로 아들을 키웠으리라. 그런 이유로 딸이 그런 말을 했을리는 없듯이 그럴만한 사연들이 이어진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처럼 한 사람에게 가해지는 고난들이 참 잔인하게 여겨질만큼 저자에게 험난한 인생들이 다가온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하반신 마비. 주로 남자들이 걸린다는 대동맥해리라는 병에 걸리고 천운으로 즉시 수술까지 하게 되지만 생명을 얻는대신 하반신을 잃고 마는 글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하지만 저자는 이런 내용들을 참으로 담담하게 써내려 간다. 원망도 분노도 담지 않은 예쁜 비극. 그 이면에는 저자의 딸 나미가 있었다. 그의 딸이 없었다면 저자는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강단을 딸이 이어받은것 같다. 더 강하고 의지 강한 딸. 담담하게 쓰여졌지만 저자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된다.그런 저자는 세라피스트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강사로 거듭난다. 일본판 여자 닉 부이치치같은 느낌이다. 인간은 약하지만 또한 참으로 강인하다. 저자의 삶을 들여다 보고나니 숙연해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