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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이별 영이별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영영이별 영이별>
계유정난 이후 단종이 폐위되고 세조가 왕위에 올랐다. 이에 단종은 영월로 유배를 가게 된다. 단종이 유배를 가는 날 정순왕후는 영도교에서 단종과 슬픈 이별을 나누었다. 정순왕후는 궁궐에서 추방당하게 되고 동대문 밖 숭인동에 초막을 짖고 살았다. 단종과 정순왕후가 헤어질 때 단종은 17세, 왕후는 18세였다. 왕후는 과부가 되어 죽을 때까지 염색업을 하며 살았다.
조선시대의 왕비 중 가장 비극적이라고 알려진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화자로 쓰인 책이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단종을 떠나보내고 65년을 더 살다 82세 세상을 떴다. 5명의 왕, 중종반정·갑자사화·계유정난 등 피비린내나는 역사의 질곡안에서 부조리한 삶을 견뎌냈던 여인은 평민으로 살다 우여곡절끝에 비구니로 생을 마감했다.
소설은 혼백이 된 정순왕후가 저승으로 떠나기 전 49일동안 자신의 한많은 생애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실제 인물에 대해 재해석 하여 상상하며 그린 소설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게 되었고, 역사적 사건들에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 재미를 더한다.
죽은이를 기리는 49재 동안의 혼백이 된 정순 왕후의 모질고 질긴 여인의 이야기를 풀어 내며 이승을 떠나면서 이승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지난 이야기를 하는 정순왕후의 삶과 그시대 양반가의 여인들에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 옛 문체들이며, 그 시대의 여인으로 짊어지고 감수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업에 대해 가슴이 저리고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을 울린다.
자신을 규방의 꽃으로 표현하며,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형벌과도 같은 가혹한 운명에 맞선 정순왕후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정순왕후는 정치적 격변의 중심에서 실낱같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한평생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그러한 정순왕후가 서인, 걸인, 날품팔이꾼,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면서도 단종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모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 낸다.
정순왕후는 어린 왕과 왕비였지만 짧은 시간을 함께했던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고도 어떻게든 살아내고야 마는 민초의 향기를 엿볼수 있어 아련하고 애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별 다리' 또는 `영영 건널 다리'란 뜻을 지닌 청계천 영도교가 작품의 소재. 영도교는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정순왕후와 눈물로 헤어져야 했던 애절한 사연이 담긴 다리다.
이별 후 다섯 명의 왕이 바뀔 때까지 예순 다섯 해를 홀로 살아낸 한 여인이 들려주는 삶의 의미 등을 통해 우리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가혹한 운명에 맞선 정순왕후의 혼백을 빌려 당시의 시대·정치적 배경과, 여인으로서 조선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대한 페미니즘적 시각을 펼쳐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