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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지음, 서정은 옮김 / 뿔(웅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앨리스 먼로의 두번째 단편집을 만나다. 특별한 제목에 순수하게 호기심이 생겨 읽고 싶었다.
먼로의 키워드는 일상과 여성이다. 우리 주변 다양한 인간 군상을 진한 여운을 담아 그려낸다.
일상을 다루지만 결정적인 사건과 깨달음을 포착해내면서 존재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서사와 명료하고 현실적인 심리묘사를 바탕으로 여성 주인공들의 감성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들이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긴장된 인간관계와 윤리적 충돌이 작품의 주된 주제이다.
이 책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겪은 일들을 아름답고 다양한 이야기로 담아냈다.
소통이 불가능한 결혼생활, 평범한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 기쁨과 절망등 기억과 현실을 오가는 여성의 면을 작가본인의 느낌으로 풀어 담아냈다.
‘독자들이 일어난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일어나는 방식에 대해 놀라움을 느끼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단편에서 성숙한 감정들이 물씬 풍기고 있다. 간단한 단어들의 조함으로 보이지만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여류작가의 감성이 느껴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곰이 산을 넘어오다>
2008년 영화 <어웨이 프롬 허>의 원작이어서 더욱 기대했고, 재밌게 읽혔다. 앨리스 먼로의 문체는 확실히 좋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인을 바라보는 남편의 시선'이라는 특별한 상황과 예상되는 결말이었지만, 흥미로웠다.
다소 지루하고 나른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작가의 특징을 이해하고, 감성을 느껴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호흡이 짧은 단편집들은 두고두고 틈날때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