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무지개가 떨어졌습니다. 숲속 동물 친구들은 무지개를 다시 하늘로 올려보내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영차! 영차! 힘들어도 꾹 참고 애를 써 보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합니다. 그때, 실망으로 풀이 죽어있는 친구들 앞에 토끼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타납니다.
"방법을 찾아냈어."

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억지로 하려 하지 않고, 애써 힘을 들이지도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이렇게!

어린이 독자들은 이 기발한 방법에 토끼가 지었던 함박웃음을 따라 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본, 제 또래의 독자들이라면 '맞아, 정말 그렇더군. 억지로 한다고 되는 일은 없더군.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따로 있더군,' 이렇게 공감해 주실 것 같습니다.

무지개는 희망이며 소망이며 꿈이고, 어느날 땅으로 떨어진 무지개를 다시 하늘로 올려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그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이 바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무지개 수프는 어린이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은 참 깊고 예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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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는 날
김곰 지음, 김나윤 그림 / 북랩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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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읽은 것도 아니고 추천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건 단순히 작가 김곰의 이력이 흥미롭기 때문이었다. 제철소에서 일하는 사람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고, 책을 내고, 그 책을 들고 여관으로 이발소로 미용실로 뛰어다니며 직접 팔았다는 그의 이력에 마음이 끌렸다.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배송 버튼을 눌렀고 집으로 배달된 상자를 열어보고서야 동시집이었다는 걸 알았다.


‘동시집??????? 아뿔싸!’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동시를 읽으려니 괜스레 민망스럽기도 하고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내 수중에 들어온 책이니 읽어야지 어쩌겠는가? 그렇게 반은 건성으로 읽기 시작한 작가 김곰의 동시에는 묘한 힘이 있었다.


단순함 속에 복잡한 삶이 얌전히 용해되어 있었고,

편안함 속에 일상에 대한 예리한 발견이 번득이고 있었고,

수수함 속에 감탄스러울 정도의 독특함이 숨어있었고,

평범함 속에 수없는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작가 김곰의 머리 깎는 날은 좋은 책이다.

나이가 많은 이나 적은 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어렵게 쓰는 건 쉽다. 쉽게 쓰는 게 어렵지.”

작가의 말대로 그는 어려울 수도 있는 세상살이를 쉽게 풀어냈다. 좋은 작가다. 그의 재능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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