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김상수 - 부암동 카페냥 김상수 상무님의 안 부지런한 하루
김은혜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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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연중무휴 김상수] by 김은혜 #비에비블 #김상수상무님 #고양이 #에세이 #hyemhyem



#책[연중무휴 김상수]

  나에겐 독서 기록용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 독서 기록용이라 대부분의 게시글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느낀 점과 기억에 남는 문장을 남기는 편이다. 독서 관련 계정을 팔로우 하기도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면서 힐링이 되면서 연신 저장을 하게 만드는 계정은 따로 있는데 바로 반려묘, 반려견 계정이다. 게시글이 보이자마자 내 눈은 동그래지고 입가엔 미소가 지어지면서 ‘왜 이렇게 귀여워!!!’라며 수백 번 혼잣말로 이야기하며 따로 저장한다. 하루에 한 번은 꼭 해야 하는 나에겐 힐링되는 것들 중 하나이다. 또 하나는 잠자기 전에 이루어진다. 때로 외롭거나 뭔가 적적하다고 느낄 때, 마음이 사막처럼 말라서 뭔가 단비 같은 무언가가 필요할 때 보는 유튜브 게정이 있다. 바로, 동물 농장 애니멀봐이다. 많은 영상이 있지만 내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로 귀여운 영상 베스트만 골라 몇 개 골라 보면 끝! 그럼 그날은 아주 달콤한 디저트를 먹은 듯한 기분으로 잠들 수가 있다. 이것이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귀여운 나의 취미이다.

   나에겐 책 [연중무휴 김상수]는 읽는 내내  힐링 그 자체였다. 중간마다 삽입된 상수 사진을 보면서 혼자 귀엽다고 난리 브루스를 치고, 상수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이 가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부암동에서 교육원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심리상담 관련 교육원을 운영하면서 그의 글에선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물론, 카페 상무님인 상수와 더불어 사람의 심리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나에겐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도 사람인지라 그의 책을 읽다 보니 나의 심리 상태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찔리기도 하고 동물인 상수만의 심리도 있다는 걸 새로 배우게 되었다. 김상수 상무님이 카페의 상무님으로 아주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는 걸 저자가 열정적으로 그리고 귀여워하며 이야기하는 게 느껴져서 저자만이 상수에게 영향받는 것이 아니라 상수도 저자에게 이런 사랑과 관심을 받아 상무로써 부지런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상수를 향한 저자에 사랑을 읽으면서 충분히 그 이상으로 느끼다 보니, 요즘 주변에 보이는 반려묘,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전보단 동물학대를 향한 시선이 나아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아직 나에겐 반려동물은 없지만 몇 가지 내 눈을 본 것들을 통해 그 시선이 나아지고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중 내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붙여진 공지문이다. 공지문의 내용은 아파트 안에서 생활하는 길모양이로 인해 놀라 넘어진 아이의 이야기로 길고양이를 향한 관심과 사랑은 괜찮으나 이것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공지문을 읽으면서 그래도 길고양이를 돌보고자 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아파트 내에 길고양이를 방출하거나 심지어는 죽이는 사례까지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비하면 그들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처럼 주인 없이 떠돌게 된 길고양이에 대한 배려가 우리 주위에 더욱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동물 학대는 존재하고 유기견, 유기묘도 많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제대로 된 책임, 준비도 없이 그저 욕심으로 키우고 버리며 때리는 안타까운 일들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구가 많아지는 지금, 곁에 누군가 나와 함께 하루를 보내며 살아가는 것이 큰 위로와 안정을 주는 듯하다. 굳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반려 동물, 반려 식물이 곁에 있으면 팍팍한 이 사회를 살아가게 해주는 힐링 그 이상의 존재가 된다. 이런 모습 또한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위로를 주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책[연중무휴 김상수]을 읽으며 배우게 되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책임과 준비가 된다면 같이 살고 싶다. 귀여움을 세상을 구하니깐, 세상 속에 있는 나와 함께할 그날을 기다린다.


#기억에남는문장


'투사'라는 방어기제가 있다. '마음이 입은 갑옷'이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나 고민, 충동을 외부의 무언가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투사는 인간관계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 상수에게서 내 마음이 보인다면, 28p


나에게 안정을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 뒤에 감춰진 내 감정이 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가끔은 멍청히 생각을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24시간 내내 정신줄을 꽉 붙잡고,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살 수 없다. 잠시라도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그 뒤에 숨은 내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상수에게서 내 마음이 보인다면, 30p


맥락적 사고의 출발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나의 답을 정해놓고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기억과 감정, 과정을 걱정해주고 궁금해하며 존중해주는 것. 어설픈 조언이나 충고는 당시엔 위로처럼 느껴지지만, 돌아서면 상처가 되어 곱씹게 되는 경우가 많다.
- 누군가의 맥락을 궁금해하는 것, 42p


'자기 수용'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이 개념은 심리적으로 인간을 성장하게 한다. 좌절감이나 무력감이 아닌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하며 자신을 좋아하게 만든다.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바꿀 수 없다면 타협할 수 있는 선에서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누구의 것도 아닌 '그냥' 상수, 66p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으며, 30%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22%는 사소한 고민이며,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라."
어니 J. 젤린스키의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 나온 문장이다.
- 완벽한 선택의 조건, 106p


나보다 어린 생명체를 돌보는 것에 우월감이 아닌 너그러움을 배웠다. 상수 사진으로 만든 달력으로 버려진 동물들을 도울 수 있었고, 소외된 모든 것들과 공존해야 함을 알았다. 내게 주어진 특권은 내가 잘나서가 아님을, 그래서 나눠야 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상수를 만나고 천천히 조금씩 난 괜찮은 인간이 되고 있다.
- 함께하는 시간의 농도, 159p


고양이가 세상을 구한다? 나는 상수를 키우면서 고양이 덕후들이 만들었을 이 말의 뜻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귀여움을 세상을 구한다. 고양이는 귀엽다. 심지어 상수는 좀 많이 귀엽다. 적어도 상수 인스타 팔로워 1,800분은 동의해줄 거라 믿는다.
- 팬데믹을 이기는 고양이 백신, 194p


'좋다'의 상위 개념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좋아서 '보통'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 말이다. 그렇기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기 위해서는 보통을 알아야 한다. 보통을 안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통을 건너뛰고 사랑으로 직행하면 다리가 3개인 의자처럼, 처음엔 어찌어찌 중심을 잡을 수는 있어도 결국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표현이 보통인지, 그리고 그게 나에게 불편하지는 않은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타인의 사랑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 대상과 방식이 다를지라도 자신의 선택이고 자유다. 다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처 주지 않는 방법'을 알려는 노력은 보통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 각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209p


과도한 관심이 피곤해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고립'은 일상에서 쓰는 방어기제의 종류이다. 어떤 일에 관련되는 것을 거절하고 회피함으로써, 그로 인해 생길지도 모르는 정서적 긴장과 갈등 상황을 벗어나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고립의 방어기제가 악의적으로 반복되는 건 좋지 않다는 점이다.
- 상수와 거리두기 2.5단계, 216p


감정은 이름을 불려줘야 떠나간다. 우울도 슬픔도 화남도 안타까움도 안 느끼려도 하지 않고 정확히 이름을 불려주면 된다.
스스로의 감정을 토닥여줄 때 부정 감정은 떠난다. 그러면 그 안에 다시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우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비우고 긍정적인 감정을 채우는 것.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것.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 별 거 없는 행복, 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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