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문학동네 루쉰 판화 작품집
루쉰 지음, 이욱연 옮김, 자오옌녠 판화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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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문학에서 흔히 서민들을 상징하는 것.
이리저리 비바람에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그러나 끝내 꺾이지 않는 것.

중국의 대표 작가 루쉰 또한 이러한 풀의 속성에 마음을 빼앗겼나 보다.
자오옌녠의 판화는 루쉰의 우화적인 글과 어울리고, 루쉰은 우매한, 그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국의 인민들을 연민어린 시선으롤 바라본다.

이 산문집, <들풀>은 어떻게 보면 루쉰의 대표 소설인 <아큐정전>과도 통하는 바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사회에서, 수없이 많은 인민들이 세워야 할 주체는 무엇인지, 그것이 없으면 개인은 사회에서 어떻게 소외당하는지, 또한 개인이 마음잡고 살아가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루쉰의 어조는 마치 사춘기 아들에게 늙은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듯 강하다. 부드럽고 친구같은 아버지가 아니라 세상 풍파를 세차게 겪은 늙고 엄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선지자적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루쉰 언어의 품격.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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