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배명은 지음 / 고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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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수상한 한의원』과 『이상한 마을 청호리』,
그리고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계화의 여름』을 쓴
배명은 작가님이 호러 단편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전작에서 보여준 신비로운 판타지와
오컬트적 상상력이 이번에는 토속적인 정서와
오싹한 공포로 펼쳐지는데요..😱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민속 호러를 바탕으로 한 7편의 단편을 담고 있어요. 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야기부터 산속 외딴 저택, 요괴와 인외의 존재가 등장하는 이야기까지, 각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늘함을 만들어내는데, 특히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에 놓여 있어, 장르적 재미와 함께 인물의 감정에 깊이 빠져들게 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모자 장수와 나」와
표제작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모자 장수와 나」에서는 한국판 앨리스와 모자 장수가 등장하고,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에서는 측백나무로 둘러싸인 산속 저택에 갇힌 연인을 구하기 위한 도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익숙한 동화적 모티브를 한국적인 정서와 결합해 새로운 이야기로 맛깔나게 버무려주시는 필력이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것은 한恨.
편집자님의 말처럼 “어쩌면 호러는 슬픔의 장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 책의 공포는 단순히 무서운 존재가 나타나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이야기 속 여성들은 연인이나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를 잃은 뒤에도 그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상실 그 자체보다, 잃어버린 뒤에도 끝나지 않는 끈적한 감정.

그래서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의 가장 무서운 면은 어쩌면 귀신이나 요괴가 아니라, 잃어버린 존재를 끝내 잊지 못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어요.

토속적인 분위기의 호러와 동화적 모티브를 활용한 장르소설, 여성서사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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