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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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으로 어제 막 도착한 따끈따끈한 책이지만 오늘에 맞춰 서평을 올리고 싶어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제국의어린이들 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주최 어린이 글짓기 대회 수상작을 국내 최초로 정리·분석한 기록입니다. 그저 옛날 어린이 글 모음 같지만 읽다 보면 같은 제국 아래 살았어도 조선 어린이와 일본 어린이의 하루는 전혀 달랐음을 알 수 있어요!

1920~30년대, 조선 어린이는 ‘미래의 국민’이라는 명목으로 일본식 교육에 편입됐습니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를 배우고 신사에 참배하며 황국신민의식을 주입받았죠.
그 연장선에서 1938년
‘조선총독상 어린이 글짓기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수상작 〈수업료〉는 할머니와 사는 소년이 3달치 수업료를 못 내 불안해하는 이야기입니다. 친척에게 겨우 돈을 구해 수업료를 내고 반 친구들이 모아준 돈으로 훈훈하게 끝나지만 그 뒤에는 전쟁으로 무너진 생계, 조선 학생들만 내야 했던 수업료라는 사실은 드러나지않죠.

이 작문은 어지간히 일본의 입맛에 맞았는지 1940년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다만, 배경은 전라도에서 수원으로 변경됐죠. 수원 사람인 저는 영화를 보며 참 착잡했습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어요!)
주인공이 다니고 싶어한 학교는 사실 일본인 학생 전용 ‘매향심상소학교’. 돈을 구하러 걷던 큰길은 일제 침탈의 상징 ‘신작로’였기 때문입니다.

또 영화 속에는 쇠락한 수원화성과 가난한 조선인의 모습, 일본 부자의 ‘선행’과 조선인 집주인의 ‘악행’ 과 같은 노골적인 대비는 나타나지만 일제의 가혹한 수탈 시기였기에 행상을 하던 주인공 부모가 놋수저를 공출로 빼앗겨 생계와 수업료를 감당하지 못했던 사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린이의 순수한 글이 “조선 어린이가 일본 교육을 원한다”는 선전용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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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수록된 다른 작품에서도 대비는 이어집니다. 〈나의 프랑스 인형〉 속 일본 어린이는 ‘내지’ 백화점에서 인형(5엔 80전)을 사고 배와 기차를 타고 기쁜 마음을 안고 돌아옵니다. 위에 언급한 <수업료>에서 어린이가 수원에서 평택 거리를 도보로 걸어 먼 친척집에 꾸어온 3달치 수업료와 생계비가 2엔가량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슬프고 화가 나죠. 거기에 〈눈사람〉 속 조선 어린이는 인형이 아닌 겨울날 눈을 굴려 만든 눈사람으로 장난감을 대신합니다. 같은 '제국'의 어린이들이었지만 그 하루의 면면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컸습니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
조선 어린이 글 : ‘어머니의 병환’, ‘팔려가는 소’
일본 어린이 글 : ‘축음기’, ‘내가 좋아하는 스모’
⬆️ 위의 내용만 보아도 주제의식 자체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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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화는 나지만 '일본인들은 모두 죄인이다'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렇죠.
책을 읽다보면 초반에 일상 이야기가 잠깐 나오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쟁이 격화되는 시대상을 반영한 양국 어린이들의 어두운 작문이 등장합니다.
그 변화를 보다보면 다들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일제의 군국주의 아래
조선과 일본 어린이 모두가 피해자였다는 것.
심지어 일본 어린이가 먼저 세뇌와 선동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도.. “오빠가 입대해서 기뻤다” “나라를 위해 영광스러운 자리다” 전쟁은 아이들의 말과 감정까지 잠식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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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정환은 1920년대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며 말했습니다.

“어린이는 결코 부모의 물건이 되려고 나온 것이 아닙니다. 어느 기성 사회의 주문품이 되려고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훌륭한 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고, 각자가 독특한 삶이 되어 갈 것입니다.”

동시대의 조선과 일본 어린이들은 이 말과는 반대로 일제의 주문대로 ‘제국의 어린이’로 길러졌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혹했죠..

광복절인 오늘, 그 시절 아이들의 생각을 기록한
이 책을 차분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아픈 역사이지만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니까요💪

#제국의어린이들 #을유문화사 #서평단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광복8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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