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권에 달하는 캐드펠 시리즈의 서막을 연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무더운 여름, 역사 추리물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의 첫 장을 기분좋게 넘기기 시작했다.


시대 배경

 

작중 시기는 중세시대인 1137년

영국 본토인 그레이트브리튼 섬에는 3개의 왕국이 있었다.

1. 잉글랜드 왕국 (노르만 왕조, 헨리1세)

정복자 윌리엄이 브리튼 섬에 상륙해 본토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노르만 왕조를 개창한 이래로 가장 강성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던 국가.

캐드펠 수사가 있는 슈롭셔 슈루즈베리가 이 잉글랜드 왕국에 속해 있었다.

 

2. 스코틀랜드 왕국 (다비드 1세)

잉글랜드 왕국과 함께 브리튼 섬을 양분하고 있었다. 작중에서는 다비드1세의 치세로 그는 잉글랜드 왕 헨리 1세의 지원을 받아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며, 이후 그의 적장녀인 마틸다를 지지하는 등 비교적 우호적인 상태를 유지중이었다.

 

3. 웨일스 (귀네드 왕국)

이민족의 침입으로 밀려난 마지막 로마제국의 후예. 여러 토착 제후나 소국의 왕이 비교적 자유롭게 통치하고 있었다.

그 중 귀네드왕이 다스리는 귀네드왕국이 가장 강성하였고, 캐드펠 수사 일행이 성녀 이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지러 방문한 귀더린이 이 곳에 속해 있었다.

즉, 간단하게 정리하면 잉글랜드 왕국의 슈롭셔에 위치한 슈루즈베리 수도원에서

웨일스의 귀네드 왕국의 영지인 귀더린에 성녀 이니프리드의 유해를 가지러가면서 생긴 일!

 

줄거리


슈루즈베리에 위치한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

미사 도중 콜롬바누스 수사가 대회의실 한복판 바닥에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그는 잘생기고 출중한 외모에 권세 있는 노르만 귀족 가문 출신이었지만 종교적 열병에 사로잡혀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캐드펠 수사는 서둘러 그의 입에 양귀비 즙을 흘려넣었고,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그를 진료소로 옮겼다. 야심가득한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그에게 복종하는 제롬 수사에게 하루 밤 동안 콜롬바누스의 경과를 지켜보라 명령한다.


다음 날 아침, 제롬 수사는 헤리버트 수도원장에게 자신이 간밤에 신비한 일을 겪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앞에 성처녀 위니프리드가 나타나 웨일스 있는 성스러운 샘에 가서 콜롬바누스를 목욕시키면 그의 병세가 치유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부수도원장인 로버트는 이에 힘입어 수호성인을 찾아달라는 청원에 대한 응답이 온 것이라며 서둘러 웨일스로 향해야한다 주장한다. 수도원장은 의심스럽게 생각했지만 제롬과 로버트의 간절한 부탁에 콜롬바누스를 데리고 샘이 있는 홀리웰로 향할 것을 허락한다. 존 수사는 캐드펠에게 이는 제롬과 로버트 수도원장이 꾸민 것이라 이야기했지만 자신의 직무인 밭이나 가꾸자 말한다.


홀리웰로 떠난 사절단은 닷새 후 콜롬바누스 수사가 완전하게 회복된 채로 돌아왔다. 그들은 하느님과 성녀 위니프리드에게 감사와 찬양의 기도를 올리고 서둘러 귀더린으로 가서 성녀의 유골을 가져와 우리 수도원에 모셔야 한다 주장했다. 존 수사는 로버트가 웨일스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성녀 위니프리드에 대해 알아보고 모든 것을 꾸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분명 귀더린에 가는 행렬에도 로버트와 그를 따르는 수사들만 참여할 것이라 불만을 털어놓는다. 


캐드펠은 고심끝에 수도원장을 찾아가 이 일은 귀더린 교구를 관할하는 반고르의 주교와 귀네드 국왕의 허락이 필요하니 신중할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웨일스 출신인 자신이 가서 통역을 담당하면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일행의 궂은 일을 담당할 수사로 존을 데려가게 해달라고 말하는 캐드펠. 수도원장은 캐드펠의 말에 동의하고 귀더린으로 가는 행렬에 캐드펠과 존을 합류시킨다. 로버트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 것에 분노를 느꼈지만 수도원장의 합리적인 처사였기에 고분고분하게 명을 받아들여 다함께 웨일스의 귀더린으로 향한다.


일행은 웨일스 교회와 국왕으로부터 허락과 축복을 얻고 순례의 목적지에 도달했다. 귀더린은 강 유역의 자그마한 고지대 골짜기로 야생 목초지가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그들은 곧 귀더린의 작은 석조 교회에 도달하고, 교구의 신부인 휴를 만나게 되었다.


캐드펠은 일행과 휴 신부 사이에서 통역을 맡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휴 신부는 일행의 목적을 듣게 되자 무척 당황하고 만다. 귀더린의 교구민들이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 성녀 이니프리드는 이곳에서 두 번이나 돌아가셨고 결국 귀더린에 묻혔으며, 교구민들 역시 다들 성녀가 자신들 가운데서 거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야기한다. 때문에 이는 바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며, 내일 교구 내의 자유민들을 불러모아 공개적으로 회의 후 결정하겠다는 휴 신부. 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동의를 표하고 일행은 귀더린에 머물게 된다.


캐드펠은 휴를 따라 귀더린 마을을 둘러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젊고 아름다운 한쌍인 슈네드와 엥겔라드의 밀회를 보게된다. 이어 대장장이인 베니드와 그의 조카 아네스트, 음유시인인 파드리그와 지주 리샤르트, 캐드웰론도 소개받은 캐드펠은 그들과 같은 웨일스 출신이기에 마을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귀더린의 대지주 리샤르트는 외동딸인 슈네드가 유일한 후계자인데, 옆 동네 지주인 캐드웰론의 아들 페레디르와 혼인을 시키려했지만 슈네드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들 쉬쉬하지만 슈네드와 엥겔라드의 사이를 알고 있었고, 심지어 나이가 많은 베니드 조차 몰래 슈네드를 흠모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자신들이 귀더린에 가져온 문제 말고도, 이 마을에는 이 마을 나름의 문제가 있는 모양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캐드펠.


다음 날, 귀더린의 자유민들이 모두 모인 회의자리에서 리샤르트와 로버트는 성녀 이니프리드의 유골의 거취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다.

귀더린 주민들의 설득에 난항을 겪던 로버트 부수도원장은 리샤르트에게 비밀리에 뇌물을 건네지만, 리샤르트는 이를 모욕이라 느끼고 분노한다. 결국 회의는 리샤르트와 교구민들의 분노로 마무리되고 휴 신부는 중재를 위해 내일 정오에 로버트와 리샤르트의 식사자리를 주선한다.

다음 날 아침, 로버트는 리샤르트와의 식사자리에 자신과 리처드, 캐드펠과 휴 신부만 참석토록 하고 존은 식사 준비를 거들게 시키고, 제롬과 콜롬바누스는 위니프리드 성녀의 무덤에 가서 기도를 하라 명령한다. 그리고 리샤르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지만, 그는 저녁이 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일행과 교구민들은 리샤르트를 찾아 수색에 나섰고, 관목 숲 사이에서 가슴에 화살이 꽂힌 채 숨져있는 그를 발견하게 된다.


리샤르트의 시신을 앞에 두고 로버트는 성녀 이니프리드의 저주가 내린 거라는 발언을 하고, 이에 슈네드는 로버트와 거칠게 설전을 벌인다. 시신을 살펴보던 중 화살이 바로 슈네드의 연인이자 리샤르트와 그녀의 혼담을 둘러싸고 자주 다툼이 있었던 엥겔라드의 것임이 밝혀진다. 엥겔라드는 리샤르트가 길을 떠날 때 절반쯤은 동행한 후 축사로 향했기에 더욱 의심스러운 상황. 이에 엥겔라드를 체포하려 하지만 페레디르와 존은 그의 도주에 도움을 주게 되고 분노한 로버트에 의해 존은 구금되고 만다.


캐드펠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들과 귀더린 주민들을 탐문하기 시작하는데..리샤르트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지, 성녀 이니프리드의 유골의 행방은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한 결말은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에서 확인하시길.


서평

 

'고전(古典 / Classic)'이란 긴 시간이 지나도록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완성도가 빼어난 작품들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시리즈>는 역사추리물의 고전이라 칭할만 하지 않은가.

문학적인 성취도 뛰어난 작품들이지만, 무엇보다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가 담겼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지 않았을까.


캐드펠은 이른바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겠다. 약국의 조수로 일했고 세계 대전에 참전한 군인이었던 작가의 경험은 약학 지식이 있고 십자군 전쟁에 참여한 캐드펠의 특이한 이력에 녹아있다. 덕분에 정결한 수사이지만 반대로 또 세속적이며, 약학지식 뿐만 아니라 여러 실용적 기술을 갖춘 매력있는 탐정을 만나게 되었으니 참 감사한 일이다.

브라운 신부와 미스 마플처럼 휴머니즘 가득한, 등장 인물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해결 과정을 보다보면 어느 새 내 안에 인류애가 풀 충전되는 기분이었는데, 캐드펠 시리즈도 비슷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작품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같이 중세 시대 수도원과 수사가 등장하는 역사 추리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작중 100여 년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지만 캐드펠이 먼저 나온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두 작품의 차이는 무엇보다 문체와 분위기이다. 장미의 이름은 기호학자가 쓴 추리소설이기에 다소 읽기 어려운 심오한 작품이지만, 캐드펠 시리즈는 같은 시기를 다루었지만 잔잔하며 가벼운 작품이라 추리소설 입문자용으로도 더할 나위가 없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추리소설로서의 공식 또한 완벽하다. 귀더린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그에게 원한을 가진 여러 용의자들, 캐드펠의 시신과 살해 장소에 대한 분석과 용의자 심문 과정을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후더닛) 책장을 넘기며 그와 함께 사건을 추리해나갈 수 있게 된다. 범인의 정체는 역시나 반전! 이 있어 책장을 덮을 때까지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엘리스 피터스의 필력 역시 대만족!


그리고 역사물로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 헤리버트 수도원장과 로버트 부수도원장, 슈루즈베리 수도원처럼 모두 실재로 존재했던 인물과 장소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귀네드 국왕과 섭정인 오아인 왕자, 데이비드 주교와, 실제 역사 기록상에 등장하는 성녀 위니프리드도 그렇다. 이른바 '팩션'에 가까운 작품이라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시대 배경도 함께 알아가며 즐길 거리가 많은 책이다.


총평을 하자면 추리소설이 처음이신 분들, 고전 추리소설의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 그리고 역사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고민말고 서둘러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매력적인 탐정 캐드펠과 중세의 영국으로 함께 떠나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