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 - 세계가 인정한 국내 과학자 37인이 쓴 기후변화 결정판
집현네트워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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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제로웨이스트와 친환경, 착한 소비로 영역이 확장되고

지구의 순환 구조로 우리가 처한 위기가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매체에서 심각하게 이를 경고해왔어도 사실 내 일이 아니다 생각을 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맞닥뜨리게 된 잦아진 이상기후는 반강제로 나를 기후위기에 대한 담론 속으로 데려다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관련 도서들을 읽고 개인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

 

나는 뼛속까지 문과인인지라 왜 기후 위기에 처했는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에 관한 학문적인 배경이 전무했기에

청소년 도서와 비교적 쉬운 환경 도서들을 읽어가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그러던 중, 유수의 국내 과학자들이 모여 기후 변화에 대한 책을 발간했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고 이에 좋은 기회를 얻어 <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을 읽어보게 되었다.

 

집현네트워크는 세계에서 인정받은 국내 과학자 21인이 집단 지혜(집현)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신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창립되었다고 한다. 대중에게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고, '집현문서'를 100여 편 발표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전은 흔히 문신들의 유학관련 도서를 연구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훈민정음 창제 이외에도 우리 나라 실정에 맞는 농법을 제시한 <농사직설>과 국토 정보서인 <팔도지리지>를 편찬한 조선 최고의 과학연구기관이기도 했다. 집현네트워크도 과학 지식은 서양에서 온다는 편견을 깨고, 세계적인 우리 과학자들이 모여 대중에게 양질의 과학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있다고 한다.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 책 소개


1부 지구의 기후변화

1988년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라는 국제기구를 설립했다. 이 곳에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기정사실화되었고, 한국에서는 기상청이 주관해 평가보고서를 발간하는데 한국 또한 평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기온이 상승하면 토양이 건조해져 대형 산불과 습윤 폭염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예측과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정교한 기후모형 덕분이다.

지구시스템모형을 활용하여 대류와 수평적, 연직의 열수송과 온실가스, 그 밖의 기타 요인을 넣어 슈퍼컴퓨터로 계산해 예측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모형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하며 특히나 해수면 높이나 빙상에 대한 이해도가 현재는 낮은 수준이라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는 태풍과 집중호우, 엘니뇨의 발생빈도와 강도에 상당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극한기후는 우리 사회와 경제에까지 심각한 수준의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부 기후변화의 원인

지구온난화는 쉽게 말해 지구의 평균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지구온난화의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지구가 더워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과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이상한 기상현상을 발생시켜 기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래는 의미가 다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시작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다. 이산화탄소가 많아져 온실효과가 커지면 지구 표면으로 돌아오는 지구 복사에너지가 증가해 온도가 올라고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온실 효과가 더 커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슈퍼태풍과 웜풀 해역의 확장이 일어나고 극지방의 빙하와 해빙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또한 복합 이상기후의 징후도 나타나고 있는데, 2000년 이후 극한 강수 현상이 자주 발생해 호우의 해갈 지속 효과가 짧아지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대중 강연에서 과학자들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부터 이미 지구온난화와 그 영향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 왜 정치인과 산업계는 빨리 대응하지 않았는지, 그럼에도 왜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이 느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과학자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의 상태에 이르러야한다고 경고한다.


3부 기후위기를 벗어나려는 노력

인위적인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2015년 12월에 체결된 파리협정에서는 전 지구 평균기온 증가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고 추가로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목표로 하였다.

만약 섭씨 1.5도와 2도가 상승하면 동아시아 이상기후는 현재 대비 얼마나 더 강해질까? 만약 줄였을 경우에는 얼마나 둔화될까? 동아시아 지역에 큰 피해를 주는 여름철 폭염과 호우를 중심으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정리했다. 그 결과 섭씨 2도 대신 1.5도로 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낮출 경우 동아시아 지역의 이상고온과 극한 강수의 증가 그리고 여름 계절의 확장이 유의하게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들이 논의되었고, 관련된 신기술이 여럿 출시되었다. 그 중의 한 가지 방법으로 탄소 저감 기술 바이오 숯이 있다. 바이오숯은 유기물을 열분해하는 동안 생기는 부산물로, 이를 대기중에 놔둬도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안정적인 탄소 저장고가 된다. 숯을 에너지원으로 태워버리면 탄소가 다시 대기로 돌아가지만, 태우지 않고 토양에 묻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 그 탄소는 오래 저장된다. 이렇게 토양에 저장할 목적을 가진 것이 바이오숯이다.

이 밖에도 습지의 탄소 흡수 및 저장 기능을 주목하기도 하고, 도시 숲의 조성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정 수목을 식립하고 숲 구조를 개선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와 식량난, 해양 열파에 대한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필요성도 대두되었고,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방안도 활발히 논의중이다.

 

4부 바이러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국의 기후도 아열대 지역구에 가까워졌다. 이로 인해 열대 바이러스 감염병이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열대 바이러스 감염병을 매개하는 모기들의 서식지도 지구온난화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

또한 극지방의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얼음 밑에 있던 땅이 노출되며 고대 바이러스들이 주변에 사는 동물에 전파되고, 이 동물들이 인간과 접촉해 인체에 인수공통감염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심각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5부 감염병

새롭게 인류에게 출현한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후라면 해결책은 많은 사람이 이를 경험에 면역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신종 바이러스를 경험해 면역을 가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직접 감염을 겪어 면역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백신을 맞아 면역을 가지는 것이다. 백신만 있다면 이것이 정답일 테지만 개발 과정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감염병을 방어하기 위한 백신은 독성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여야하고, 백신의 효능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이기에 저렴하게 책정되어야 한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계속 진화하며 언제 어디서든 출현할 수 있기에 바이러스와 백신 연구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면 신종 및 변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처하는 백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6부 인류의 생존

바이러스는 가장 원시적인 미생물로 살아 있는 생명체지만 단독으로는 생존과 증식을 하지 못해, 많은 미생물들이 숙주에 의존해 기생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바이러스는 더욱더 자신의 감염숙주에 매달려 비겁하지만 치열하게 면역체계를 무력화하며 번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발생하는 신변종의 바이러스는 원래 사람과 동떨어진 동물에 감염되어 생활사를 유지했지만,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와 도시화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사람의 접촉 빈도가 높아졌다. 이에 동물에 감염되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생인류는 수도 없이 많은 감염병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선조들의 후손이며, 우리 또한 후손에게 전달할 유전자는 현재 발생하는 감염병들에 대해 저항성을 나타낼 것이다.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과 인간은 오랜 기간 공존해왔고, 사람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한,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다. 때문에 감시체계 개선을 시작으로 글로벌 관점에서 전체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그것만이 향후 신종 감염병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막는 길이 될 것이다.


/ 서평

40여 명의 과학자와 과학기자가 기후환경과 감염병의 최신의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일종의 교과서를 발간하였다.

바로 <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

제목에 맞게 나도 오랜만에 학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이상기후, 그에 수반되는 감염병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배우고, 이어 다양한 시각자료와 함께 심화 과정까지 쭉 살펴 볼 수 있었다.

서론에서 이 책에는 각 집필자가 수십년 이룬 업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전달해 과학자들의 400~1000년의 연구를 축적한 지식을 담았다 이야기 하는데, 그 말이 과언이 아니다 싶었다. 사실 나도 여러 환경 서적을 읽어보았지만 아무래도 최신의 연구 결과보다는 조금 지난 연구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국외의 과학자들의 이론과 전세계적 담론이 많아서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집현네트워크에서 펴낸 <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은 이런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냈다. 국제기구의 연구 결과는 물론이고, 국내 연구진들의 성과도 함께 담았고 기후위기와 이상 기후가 나타난 양상도 국내에서 발생한 현상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우리 나라에서 우리 과학자가 발견한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다룬 챕터였다.

1976년 이호왕 박사는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한국형출혈열의 병원체를 발견했다. 이에 주위 사람들은 발견자의 이름을 붙여 '호왕 바이러스'가 어떻겠느냐고 추천했지만, 그는 누구나 바이러스 이름만 보고도 한국에서 한국인이 발견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하고, 한국의 의학 연구 수준이 높다는 것을 세계에 전하고 싶었다. 이에 바이러스를 발견한 등줄쥐를 잡은 지역, 동두천 근처에 흐르는 한탄강의 이름을 따서 '한탄바이러스'로 명명하였다. 이호왕 박사는 이어 1981년, 새로운 바이러스인 '서울바이러스'를 발견하였고 진단법을 확립하는 동시에 백신까지 개발하였다. 이에 그의 연구 업적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한미일 3개국 학술회 회원으로 추대된 유일한 한국인 과학자로 이름을 남겼다고 한다.

사실 이호왕 박사와 우리 나라의 바이러스 연구 결과에 대해 처음 알게된 사실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이호왕 박사와 같은 국내의 여러 과학자분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다.

<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은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위기, 그리고 이어 닥칠 극한 기후와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턱끝까지 다가온 환경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설명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놀라웠던 점은 처음에 책이 좀 어렵지 않을까 했던 점이었지만, 최대한 풀어쓰려고 노력한 것이 눈에 띄었고 챕터가 끝날때 마다 발제문을 실어 내용을 정리해주고 추가 설명을 해주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술은 전문가나 전공자가 일반 대중들에게 관련 지식을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가 될 수 있을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한 박한선 교수의 글을 발췌해 소개하며 서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위대한 진보를 이루었지만, 반대로 무분별한 파괴도 함께 자행했다. 우리의 성과에 자부하는 것은 이제 그만 두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 세계가 합심하여 인류의 존속을 위하여 함께 노력할 때이다.


/

우리는 오랜 빙하기 동안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정신적 적응을 이루었지만,

겨우 살아남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 운좋게 '온화한 봄날'을 맞아 꽃을 피운 것뿐이다.

꽃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봄볕이 위대한 것이다.

추위 혹은 더위가 닥치면, 곧 꽃은 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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