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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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인 여섯 살 아래 동생을 만났다. 이름은 김지영. 200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을 떠나 있었고, 한국에 있을 때조차도 대학원과 교회라는 울타리로 인해 여자로서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대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 했을 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이라는 경험 역시 공유할 수 없는 나의 삶에 비추어 보면, 지영의 삶은 여섯 살 아래이긴 하나 참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또래 친구들보다 언니 오빠가 많은 나는 내가 겪은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은 우리 집에만 짙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라 생각했었나 보다. 지영이가 살아온 이야기가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가부장제는 내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보편적일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나를 낳으시고 내다 버리라고 소리치셨다던 딸 여섯을 출산한 나의 엄마의 절규를 아이를 하나 또는 둘만 낳는 집 어머니들은 모를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나 보다.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집에 딸이 둘밖에 없는 82년생 지영인 모를 수 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그런데 아니었다. 80년에 태어난 지영이의 언니 은영이를 품에 안고 지영이의 어머니는 “어머님, 죄송해요”하고 사과를 했구나. “괜찮다. 둘째는 아들을 낳으면 되지”라는 게 그 사과에 대한 위로였구나. 2년 후 지영이가 태어났을 때도 유사한 대화가 오고 갔구나. 딸 낳은 어머니는 미안함으로 눈물 흘리며, 다음 아이로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위로를 가장한 협박을 받아야 했구나... “또 딸이면 어쩔거야?”라는 지영이 엄마의 질문에 “말이 씨가 된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라는 것이 지영이 아빠의 대답이었구나...
이 사건뿐 아니라 지영이가 말해준 삶의 순간순간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 눈물이 흐른다. 지영이가 겪는 이 일들이 지영이에게만 일어난 독특함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내 동생인 수많은 지영이들이 겪었을 보편적인 경험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아픔을 가져오는 가부장제라는 이데올로기를 두고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를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보다 나은 교육의 기회는 가졌으나, 별반 다를 것 없는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을 오늘의 지영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책장을 덮으며 지영이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지영이의 딸은 지영이보다 나은 사회에서 살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망해 본다. 이러한 소망은 무거운 책임감을 던져준다. 페미니즘을 이끈 앞 세대의 노고로 오늘의 내가 조금은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듯이, 나에게 주어진 이 부담감이 나의 딸들과 아들들의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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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고사성어 사자성어 100 어휘력 점프 2
김성준 지음, 이예숙 그림 / 아주좋은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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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몰라 초등학교 사자성어부터 공부하면 좋겠단 생각에 구입해서 공부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사자성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두 페이지를 할당해서 하나의 사자성어에 할애를 하고 있는데, 내용이 알차지 않고 진짜 난립으로 만들었단 생각에 보면 볼수록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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