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 향하는 방향과 우아함>

    "소설 속 다른 등장인물들과 가브릴라의 솔직함이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솔직했던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타인의 약함이었기 때문이다" (181). "솔직함은 그 내용이 자기 자신일 때 빛을 발한다" (182).

    '솔직', '정직', '직언'과 같은 단어를 들었을 때 많은 순간 그것들은 대개 무례함을 포장하는 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들은 백이면 백 그 솔직함이 남에게, 그것도 남의 약점이나 허물 등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단어를 듣고 그렇게 큰 용기를 과연 낼 수 있을까 망설여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 순간들은 그 솔직함을 나에게로 향하게 하는 순간들이었다. 막연히 느끼고 있었던 것을 잘 정리된 글로 확인하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면서도 '아마 나는 앞으로도......'하는 솔직함 반, 비겁함 반의 성찰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삶의 주도권까지 내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략) 그러자면 우선, 내 인생의 모든 행운과 불운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감당하겠다는 주인 의식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214).

    우아한 어른이 되기에 나는 아직 멀었다고 여실히 느낀다. 내 삶의 주도권을 누군가 나보다 더 똑똑하고 능력있고 그야말로 '어른스러운' 사람이 대신 쥐고 나 대신 잘 행사해주기를 바랄 때가 있는 것 같다. 이득은 내가 보고 책임은 그 사람이 지고. 경악스러울만큼 비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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