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씨와 그녀? 1 - 안 보여도 괜찮아
모리코 로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깔끔한 원룸 가구&유령 포함 단돈 8천 엔!

스토커 기미 충만한 위험한 이웃은 덤♥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투명한(?) '그녀'

저렴한 방값에 낚인 식물성 '그'의 상상초월 러브 코미디★


안 보이니까… 오히려 사랑스럽다?!


노보 야스히사, 여자와 동거 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대학교 2학년.

하지만 그녀는 매우 불가사의한 존재였는데―?!

그와 '그녀'가 자아내는 일상인 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그와 그녀의 일상인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라고 하는 소개글의 한 문장은 내게 같은 출판사에서 발매된 완결 라노베 한 편을 떠올리게 한다. 목 없는 듀라한 라이더, 바텐더복 차림의 남성, 또는 정보상이라거나. 이케부쿠로에서의 비일상을 자처하는 모 작품과 지금부터 리뷰를 적어갈 노보씨와 그녀(이하 노보씨)라는 책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모 작품의 듀라한 여주가 비일상을 자아내는것과 마찬가지로 노보 야스히사의 일상을 비일상으로 변화시키는 '그녀'는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히 노보와 함께 살고있는 그녀. (한국 전래동화의 우렁각시가 떠오르기도 한다. 혼자 밥해놓고, 집안일 해놓고. 하지만 형체는 없는 여자주인공이라는 점에서의 공통점이 존재하니까.)

덕분에 노보씨의 전개는 (여주인공이 형체가 없는 관계로) 남자인 노보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남자 시점의 만화는 개인적으로 읽을때마다 신선하게 느껴지기에 나는 호기심 가득찬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누군가가 앉아있을법한 (아마도 그녀가 아닐까. 자세한 일러스트는 겉표지를 벗겨보면 깨알같이 그려져있다! 체크해볼 수 있길.) 붉은 의자와, 순해보인다고 해야할까, 맹해보인다고 해야할까. 여하튼 세상 물정 모를것같은 순수한 남자의 인상을 지닌 노보의 모습에서 과연 이들이 그려낼 비일상같은 일상은 얼마나 풋풋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들기도 했고.
 


노보는 혼자 자취하며 대학교에 재학중인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이다. 친구들에게는 여자친구와 알콩달콩하게 반 동거중인 리얼충(*현실 생활(일이나 연애)에 충실한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 으로 여겨지기 일쑤. 앞서 적은 두 문장 속 노보를 '겉으로만' 평범한 학생이라던지 리얼충으로 '여겨진다'던지 하는 모호한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바로 정체불명의 그녀 탓이다. 그녀는 형체가 없지만, 어느샌가 자연스레 노보의 집, 그리고 일상에 배어들어와 자연스레 동거하는 사이다. 언제나 그래왔던것처럼 익숙하게 노보는 그녀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전하고, 그녀는 저녁 찬거리를 사다 준 노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해준다. 분명 형체가 있는 확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실존하는지도 모를 판타지적인 무형의 존재와의 관계지만 둘 사이는 나름 뚜렷하다. 서로를 확실히 인지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해주는 사이. 아마 그녀가 형태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둘은 꽤 잘 맞을 (우정으로건 연애로건) 그런 관계라고 제멋대로 짐작해본다.

노보와 그녀는 처음부터 매끄럽기만 한 관계는 아니었다. 유령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음에도 가격이 싸다는 이유 (그리고 귀신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흔쾌히 입주를 결정한 노보였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위협해오는 유령에 얼마간은 서로 신경전을 반복하는 나날을 지냈다. 그렇지만 화이트보드를 매개체로, 함께 하는 날을 하루 이틀 쌓아가며 이해관계를 만들고나서야 알콩달콩한 분위기도 풍기게 된 것이다. 여기서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이 점에서 미루어보아 사람간의 관계건 유령(..) 과의 관계던 서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있지 않는 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의 마찰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는것이다. 관계는 이해가 중요하다. 다시 원래 이야기. 노보와 그녀가 쌓아올린 신뢰와 이해관계는 사람과 유령이라는 묘한 형체의 벽마저 건넌 초월의 관계다. 비현실적이지만, 얼마나 매력적인가.



노보씨의 스토리는 단지 노보와 그녀 둘 뿐인 이야기로 흐르지 않는다. 물론 메인은 그쪽이지만, 서브로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는 조금 특이한 캐릭터도 있다. 노보가 그녀와 같이 살게 된 계기가 되었던 원룸 화재 때, 노보가 구해주었던 카네시로라는 캐릭터가 그 예다. 노보를 자신의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며, 원룸 이후로 이사온 장소에까지 함께 이사와서는 과장된 애정을 보내오는 그녀는 어쩐지 스토커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미지다. 그 외에도 사촌동생 캐릭터까지, 노보씨는 다양한 캐릭터와 노보, 그녀 둘 간의 관계를 적절히 뒤섞어 귀여운 로맨틱코미디를 자아낸다. 매력적인 포인트다. 덕분에 앞으로의 권에서 등장할 다른 캐릭터와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노보와 그녀가 살아가는 일상인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그녀'와 노보의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새롭고 즐겁게 다가왔다. 이걸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오묘한 감정과 형태와 존재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둘의 동거생활은 내게 신선한 즐거움을 안겨주고 간다. 표현할 말이 재미있다, 말고는 잘 떠오르지 않는게 문제지만, 참 재밌는 작품이다. 여러모로. 




이 책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