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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을 지켜 줘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를 봐요』라는 그림책을 통해 처음 정진호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 후 『심장소리』와 『벽』, 『해 한조각』까지 찾아 읽어보며, 새로운 관점에서 대상과 현상을 바라보는 정진호 작가만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신작『나의 달을 지켜줘』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만화책 형식으로 우주 탐험 요원 달 토끼 ‘새로’의 귀여운 착각으로 인해 지구인 달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유쾌한 방식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블랙홀에 휘말린 “새로”는 지구에 [불시착]을 하게 됩니다. 지구를 [달]로 착각하여, 지구상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전쟁]으로 펼쳐내며, 난폭, 흉악, 잔인이란 단어로 기억되는 지구와 지구인들로 부터 아름다운 자신의 [달]을 지켜내기 위해 희생합니다.
사라진 탐사요원 ‘나므’와 귀여운 달 토끼들의 도움으로 [기적]을 경험하며, 고향인 [푸른 화살 은하]로 돌아가는 여정을 유쾌한 시선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에 제시된 [그리고...]를 통해 보여준 남은 자들의 이야기는 묵직한 울림이 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지구별에서 겪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정진호 작가를 통해 또 다른 어린 왕자인 “새로”를 만나게 된 거 같아 읽는 내내 행복하였습니다.
얼핏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우주 탐험 요원 달 토끼 “새로”의 순수한 시선으로 모순된 지구인의 세계를 마주하며,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나의 달을 지켜 줘』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