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곽재식의 방구석 달탐사
곽재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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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도시에서 밤하늘의 별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빛 공해라는 물리적 제약도 있지만, 밤하늘을 자세히 쳐다보면서 작은 알갱이 하나하나 주시할 마음의 여유도 내기 힘든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특정한 별이나 별자리에 대한 기억, 또는 추억을 갖기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달은 다르다. 우리가 놓치기엔 너무나 크게 보이는 천체, 웬만한 날씨면 도시의 쨍한 야경 속에서도 그 존재감을 뽐내는 천체이다. 달나라 여행 같은 테마는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접해보는 이야기가 된다. 달에 대해 우리가 떠올리는 첫 이미지가 여행이라니 참 낭만적인 것 같다. 여행이라는 흥미는 즐거움을 일으키지만, 실제 달에 가고자 하는 엄청난 동기를 주기엔 너무 막연하다.


곽재식 작가의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는 우리가 달에 가야할 이유를 상세히 말해준다. 신화, 전설에서부터 경제, 군사, 과학기술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우리가 달에 가야 할 이유를 도출한다. 지면 아닌 다른 여러 매체에서 요즘 매우 핫한 활동을 하시는 분이시라 읽는 내내 텍스트가 음성지원이 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14개의 챕터 가운데 가장 눈에 들어온 한 부분은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다룬 부분이었다. 이 연설은 1998년에 미국 HBO 채널에서 제작한 “From the Earth to the Moon”이란 아폴로11호의 유인 달 탐사를 다룬 드라마 시리즈의 첫 도입 부분에 다큐멘터리 화면으로 삽입되어 내게는 깊은 인상을 주었던 연설이었다.


“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and do the other things, not because they are easy, but because they are hard.”


한국인인 나조차도 미국뽕을 느끼게 하는 이 고무적인 연설에서 시작해서 아폴로 11호의 첫 유인 달 탐사계획의 핵심 새턴5 로켓 이야기, 그리고 한국에서의 달 착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반응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서술되고, 결국 이 어려운 과업을 해결한 나라가 가지게 될 국가적 위상의 변화가 어떠할지를 말한다.


달 탐사의 시작은 체제경쟁의 산물이었지만 21세기의 달 탐사는 수많은 고차원적인 반대급부를 가져다줄 어쩌면 궁극의 국가적 과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에게 그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면서 어쩌면 동참하게 하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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