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만난 날 호랑이꿈 그림책 8
김영도 지음, 서지민 그림 / 호랑이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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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난 날
– 아이의 첫 친구, 그리고 이별을 배워가는 시간

표지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말랑해진다.
이야기는 아주 조용히 시작된다.
아이와 인형. 둘은 처음 만난 날부터 모든 것을 함께했다.
함께 밥을 먹고, 놀고, 함께 잔다. 여행할때도 함께였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고, 사랑이 익어간다.

하지만 언젠가 이별의 순간은 온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을 꾹꾹 눌러본다.
“같이 밥 먹고, 같이 놀고, 잠도 같이 자야 하는데……
혼자 하려니 할 수가 없어.”

그 마음이 너무 익숙해서, 책장을 넘기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도 그런 애착이불이 있었다.
너덜너덜해진 애착 이불과의 이별이 쉽지 않았던 아이였던 나.
그 이불을 잘라 조각내어 새 이불에 꿰매주던 엄마의 손길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 조각은 내 어린 시절의 온기를 오래도록 붙잡아주었다.

지금 내 아이도 아기 때부터 곁에 있던 인형을 아직 품에 안고 잠든다.
나는 그 인형과의 이별을 재촉하지 않는다.
스스로 그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올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아이의 성장을 스스로 겪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된다.

『너를 처음 만난 날』의 아이는 이별을 마주한 뒤, 또 다른 친구를 만난다.
그리움과 미소, 작별과 시작이 함께 뒤섞인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성장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피어난다.

“잘 지내, 친구야. 널 잊지 않을게.”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사랑과 용기를 품고 있는지,
우린 어른이 되어도 알고 있다.

이 책은 아이의 성장뿐 아니라,
기다려주는 어른의 사랑도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리고, 그래서 더 따뜻하다.

읽고 나면
누군가와 함께했던 소중한 날 하나쯤 떠오른다.
그리고 문득, 그 시절의 나에게도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잘 지내, 친구야. 나도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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