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09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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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얼기설기 붙어 꽁꽁 얼어 버린 날
어쩌면 가장 필요했던 건 간단한 안부 인사일지도 모르겠어요.
"잘 지내?"

그 한 마디가 어려웠던, 어려운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이자 응원이 되어 줄 소설, <호수의 일>입니다. 이야기는 쓸쓸한 첫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내 마음은 얼어 붙은 호수와 같아서 나는 몹시 안전했다.

호정이의 목소리는 매번 흔들리고 시선은 고정되어 있지 않지만 모든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눈 앞에서 펼쳐집니다.

과감하게 생략하고 적당하게 감추면서 호정이는 자유롭게 시간적 공간을 지속적으로 재구성합니다.

사춘기로 명명된 시기를 살아가는 호정이와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을 품고 있는 은기 사이에서 우리는 17살 청춘들의 크고 작은 성장들을 마주하게 되요. 우리가 모두 겪었고 또 겪을 당연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아팠어요. 쓰라린 성장 속에서 전해지는 진심 덕분에 시원하게 울었습니다.

호정이와 은기가 함께 서 있던 학교 정문 앞
호정이와 은기가 함께 걷던 홍제천
호정이와 은기가 함께 지내는 학교 교실
모든 풍경 속에서 지난 기억들을 만납니다.
그 기억들에게 간단한 안부 인사를 전해봅니다.

"잘 지내?"

우리의 호수에도 봄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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