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아이와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
안 에르보 지음, 이정주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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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아이와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

안 에르보의 [나뭇가지 아이와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는 제게 현대미술작품관에서 마주한 구상표현주의 회화와 비슷했어요. 여러 번 구석구석 봐야 작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고 작품속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던 아주 멋진 그림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펴서 끝까지 다 읽는데 40분정도 걸렸어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빨리 넘길 수 없었고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어 보게 되었어요. 어린 아이들과 읽기에는 긴 시간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꿈 속의 숲을 다녀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초등학교 진학한 친구들은 몽롱하면서 특별한 이 그림책에 빠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가 있어 마치
손 처럼." 아이가 손을 펼치며 말했습니다.
"아마도, 아마도, 뭐든 어떻게 세느냐에 달렸지." 호랑이가 말했어요.」

나뭇가지아이는 밤마다 바닷물이 숲까지 밀려왔다가 물거품 냄새만 남기고 빠져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아요. 다 큰  어른들은 이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을테니까요.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어 꿈속에서 숲을 걷다가 할머니집에 도착해요. 할머니는 숲에 비가 내리는 꿈을 꿀 때나 만날 수 있죠.
숲 한 가운데 크고 오래된 나무껍질 할머니집에서 아이는 듣게 되요. 마치 손 처럼 하나이면서 여럿인 이야기를요.
자라는 이야기, 작은 이야기, 열 손가락 이야기, 조용한 이야기, 손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다섯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뭇가지 아이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어요. 할머니는 믿어 줄 테니까요.
나무껍질 할머니가 중얼거려요.
"신기하구나.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얘기야."

저랑 아이들은 나뭇가지아이가 말하는 숲에서 나는 비밀스러운 일들에 대해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물거품만 남기고 빠져나간 숲의 소리가 궁금해졌어요. 며칠전 설악산에 다녀왔는데 [나뭇가지 아이와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덕분에 숲의 소리를 담고 간직해왔어요. 2018년 가을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이였는데 나무를...물 웅덩이를....다시 한번 더 보고 가을을 깊이 느낄수 있게 생각주머니를 키워 준 [나뭇가지 아이와 하나이면서 다섯인 이야기] 적극추천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로 안 에르보 작가의 팬이 되었어요. 서점에 가면 작가들의 책들을 하나 둘 모으며 소장 할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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