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 휘청거리는 삶을 견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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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_케서린 메이

책을 사는 속도를 책을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다보면 왕왕 발생하는 일이 있다. 저자의 전작이 내 책장 속에 들어있는데, 후속작을 만나게 될 때. 이럴때면 자연스럽게 의도했던 일인양 전작을 슬며시 꺼내 읽으며 시작하지만, 무슨 일인지 이 책은 지난 책과 달리 당장 읽어보아야겠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30대 후반이 되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을 받고, 생존을 위해 험난한 지형의 해안길을 걷고 또 걸으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라보고자 하였던 작가의 기록이 담겨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진단을 받은 이의 삶은 나와 다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불행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를 어떻게 통찰하며 살아가느냐는 나에게 달려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작가의 문장들. 인생의 힘겨운 순간을 '겨울'에 비유하였던 전작에서, 제목을 읽고 단숨에 결제까지 이르게 했던 작가의 힘은 무엇이었는지 이번 작품을 통해 경험해볼 수 있었다.

삶을 바라보는 숭고한 시선과 섬세한 문장이라 소개한 글이 더없이 적절하다 느끼면서.

✏️긴 터널을 통과하는 시간
그게 지금 내 심정이다. 스스로에게 나는 뭔가 다른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입하면서 설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내가 사는 이 고장, 길을 따라 걷는 사이 나의 것이 되어가는 이들 장소에서 만나는 낯선 환대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어쩌면 나는 이곳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상심하지 않는 법
겉으로는 배우자를 완벽한 짝이라 생각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그의 단점 때문에 어느 날 사랑의 감정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다. 나는 이런 관계에 감사한다. 아니, 최소한 이런 진솔함에 감사한다. 내가 어떻게 해도 그는 내 곁에 있다. 그는 나를 정확하게 보고, 어찌 됐든 내 곁에 머물 것이다. 나는 그가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 있을 것을 믿는다.

✏️머물고 싶다
마지막 수백 킬로미터를 걷는 동안 어딘가에서, 나는 생각의 순환을 정리했고 이제 사회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 나는 은둔에는 소질이 없나 보다. (...) 나는 내 가족과 함께 있는 법을 다시, 아니 어쩌면 처음으로 배우고 싶다. 이 장소 저 장소를 거쳐가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
이제 한 곳에 머무는 법을 배우고 싶다.

✏️나를 돌본다는 것
걷기를 하면서, 이것이 또 다른 명상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걷기도 명상과 똑같은 선물을 준다. 내 두뇌는 걷기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에 골몰하고, 내 의식의 자아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동안 다른 사고 과정들은 수면 아래에서 유지된다. 오랜 도보를 하는 처음 몇 시간 동안 나의 머릿속은 새로운 생각과 통찰로 채워진다. (...) 걷기가 아니였다면, 나는 내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전에는 그것을 깨달을 여지가 전혀 없었다.

✏️결국 돌아가야 할 곳
어쩌면 나는 스스로를 변호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어쩔 수 없음을 알고서, 다른 사람들처럼 쉽게 참을성을 발휘할 수 없음을 알고서, 다른 사람들처럼 쉽게 참을성을 발휘할 수 없음을 알고서, 사람들이 나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 나는 때때로 일종의 특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 친구들이 나를 앞서가며 유능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나는 서툴고 버벅대기만 했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특권을. 그렇게 해서 내 자격지심을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혹하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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