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생존자이며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다시 돌아가 그 때의 기억을 1인칭으로 서술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느끼는 작가의 글. 2인칭으로 서술된 글을 보며, 마음 속으로 작가가 아직 본인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스스로 마주하기 어려운 것일까라는 추측을 했보았는데 이후 나오는 작가의 진심어린 마음과 마주하며 나 역시 어린아이로 돌아가버린 느낌이 들었다. 과거 285번 도로의 윤곽과 풍경이 아직도 본인의 심장에 찍혀 있으며, 그 심장을 가로지르는 메모리얼 드라이브에 난 상처가 내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듯했다. 이 아이의 무력감을 어찌하면 좋을지 종종 거리고 숨 죽이며 읽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 필요로 하는 말을 일기장을 통해 통쾌하게 표현해는 용기를 보며 나도 모르는 쾌재를 부르게 된다. 그때의 나타샤에게 나 역시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타샤는. 해낼거야.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자신의 자아를 분열시키고 속을 갉아먹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글쓰기를 택한 지혜로움은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를 빛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