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몸으로 90일
이반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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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디 다닌다는 게 귀찮아서죠. 사실 여행을 하려면 많은 것을 계획해야 합니다. 그중에 가장 어려운 건 여행의 목적입니다. 왜 여행을 해야 하느냐.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경험을 위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만으로 벅찹니다. 쉬기 위해? 집에서 쉬면 될 것을 굳

이 돈 써가면서 밖에서 쉬고 싶지 않습니다. 경이로운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별로 당기지 않습니다.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나의 노력과 자원을 쓰는 게 와닿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저는 여행을 가지 않기 위해 수많은 핑계를 만들어 내면서 여행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가볼 만하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는 공감합니다. 그렇게 사는 것도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방법 중 하나니까요. 처음 마음연결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진 분야의 책이 아니었거든요. 여행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여행 에세이도 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 분의 여행 장소는 저에게는 달나라만큼 생소한 남프랑스였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사는데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건 나를 스스로 옥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는 게 어쩌면 저를 새로운 길로 안내할 수 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저처럼 제2의 인생을 준비하시는 중년의 마지막을 보내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분야 책에 대한 읽기와 서평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알지 못하는 저에게 과연 저자는 여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가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편하고 익숙한 여행지도 아닌 남프랑스로, 그것도 일을 하면서 하는 여행을 계획했다는 게 저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곧 은퇴해야 할 정도의 분이 말이죠. 이런 궁금증에 저자는 이렇게 책에서 답을 적어놨습니다.

" 여행이란 익숙지 않은 곳에 자기를 데려다 놓음으로써

이제와는 다른 거울로 자신을 비추어보는 성찰의 시간이다. "

상당히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답이었습니다. 내가 익숙한 환경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지 잘 압니다. 가정에서는 가장으로 직장에서는 상급자로 다른 모임에서는 모임 일원이라는 익숙한 모습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행을 함으로써 색다른 환경에서는 이방인으로서의 내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을 말이죠. 저자에게 이 여행은 내 안에 있는 이런 이방인의 모습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즐기는 여행이 아닌 경험하는 여행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마치 깨달음을 원하는 구도자처럼 말이죠.

그렇게 선택한 여행 방법은 정말 생소했습니다. WWOOF는 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의 약칭으로, 유기 영농을 영위하는 전 세계 농부들의 Network 이자, 호스트와 여행자들이 일상의 삶을 나누고 문화를 교류하는 Exchange Platform이라고 합니다. 정말 세상에 없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도시화로 인해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살기 좋다는 유럽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그렇게 비워져가는 농촌에 이런 아이디어가 적용되었다는 겁니다. 참신하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Travel differently, connect globally'이란 슬로건으로 새로운 여행 방법을 전파하는 Workaway는 WWOOF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여행 및 문화교류 플랫폼입니다. 저자는 이 방법도 사용했습니다. 책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방식을 통해 여행 비용을 절감하고, 노동으로 인한 평안을 얻고 그리고 그 문화 속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경험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으로는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안 가겠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개해 줘도 될 듯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하면 시인이 되나요? 저자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상당히 낭만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깊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에르베라는 분의 집에서 그분이 집에 대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영혼과 육체에 불과 음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집이 아니다. "

집은 기본적으로 휴식의 공간입니다.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편하게 쉴 수 있어야 합니다. 온기와 포만감을 줘야 합니다. 그로 인해 가족들과 화목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집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개념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투자의 개념입니다. 집을 가진다는 게 나의 자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겁니다. 문제는 이 개념이 기본적인 휴식의 공간이라는 점을 뛰어넘었다는 겁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집에서 영혼은 편할까요? 하우스푸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에 대한 소유욕이 넘치면서 우리는 집에서 누려야 할 편안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저는 영혼과 육체가 집에서 온전히 쉬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많은 호스트의 이야기들 있지만 가장 기억나는 건 도미니끄라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다섯 살 때 프랑스에 입양된 분이셨습니다. 이런 애절한 사연이 저에게만 와닿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도 이 분에 대한 사연이 궁금해서인지 여행 코스를 수정해서라도 이 분을 만나보러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정말 멋지게 표현하셨습니다.

" 먼 옛날 이국에서 시작된, 다섯 살 어린아이의 외롭고 고단했던 삶의 파노라마가

한 조각씩 종이배로 접혀져, 닿을 곳 없는 지중해의 수평선을 향해 띄워지고 있었다. "

이런 시적 표현으로 인해 책을 읽는 재미와 감동이 더해졌습니다. 그 덕에 도미니끄와 저자와의 대화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덕에 마음의 문을 열었던 도미니끄는 자신의 어릴 적 신분증을 보여 줍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 도미니끄는 낡은 신분증 하나를 가져와 수줍은 듯 웃으며 내게 내밀었다. 표지에는 '대한민국 단수여권'이라 쓰여 있었다. '박을용, 1970년 11월 14일 생, 신장 100센티미터, 여행 목적 : 입양'. 그것이 쓰인 내용의 전부였고, 그것이 그의 과거에 대한 기록의 전부였다. 부착된 사진에는 머리를 짧게 깎은 5살짜리 어린아이가 생년월일과 영문 이름이 쓰여 있는 표지를 가슴에 붙이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앞을 노려보고 있었다. "

우리나라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입양아를 해외로 보낸 나라였습니다. 먹기 살기 힘들어서 버려진 아이들, 장애가 있다고 버려진 아이들, 이 아이들은 전 세계로 보내졌습니다. 예전에 빅 히트를 쳤던 영화 <국가대표>에서도 차헌태가 그런 입양아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문화도 언어도 생소한 그곳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도미니끄가 가졌던 신분증을 가지고 그렇게 보내졌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도미니끄는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그 신분증에 쓰인 자신의 이름도 몰랐을 겁니다. 그리고 여행 목적도요. 입양이라고 하지만 모국에서 버려지기 위해 여행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여행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나라로 가족들과 여행을 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방문을 학수고대했다고 합니다. 저자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요. 이런 인연은 단순히 호스트와 우퍼로의 관계가 아닌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공감과 유대를 만들고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 냅니다. 저자는 이런 경험을 여행을 함으로써 얻었는데 이는 정말 부러운 일이었습니다.

저자의 여행기는 읽고 나니 저자는 정말 많은 행복을 얻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은 결코 많은 것을 소유하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닙니다. 내가 만족하고 마음이 편한 것이 행복입니다. 행복에 관해서 그의 여행 기간 중 만났던 알프스의 알린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치 않아.

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우리가 지금 추구하는 수많은 물질적 풍요는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남프랑스는 우리와는 분명 다른 환경을 가진 곳입니다. 사람들의 성향도 다릅니다. 당연히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와는 행복에 관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개념이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개념보다 휠씬 행복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그래도 이 책을 읽은 덕에 행복에 개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라고 저자는 말했습니다. 저 역시도 저자의 책을 읽으며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알프스 목장에서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 나온 것처럼 목동이 되어 보기도 하고, 프랑스 시골에서 농부가 되어보기도 하고요. 마치 일상 속에 들어간 구도자의 모습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고 할까요?

문득 전쟁사를 좋아하는 저도 저자와는 다른 방향이긴 하지만 제 1차 세계대전의 전적지를 실제로 돌아보고 싶다란 생각이 드네요. 저도 어느새 여행의 목적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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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인간 김동식 소설집 1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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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이력은 다양합니다. 그래도 FM이라고 볼 수 있는 케이스는 대학에서 문예 창작과를 나와서 문학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로 데뷔를 못하더라도 직장을 다니며 작가의 꿈을 키웁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회색 인간』의 저자 김동식의 이력은 지금까지 제가 아는 어떤 작가보다 독특합니다. 그는 주물 공장 노동자였습니다. 학력 역시도 중졸입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학력을 받았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물공장에서 주물틀에 아연물을 부어 단추나 액세서리를 만들어가면서 이야기를 구상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독자들의 오타 지적을 받아 가며 글을 계속 써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의 글이 김민섭 평론가에 눈에 띄었고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에 소개되었고 문학 임프린트인 요다에서 그의 첫 책 『회색 인간』 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지금도 인쇄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서점에서 확인한 것만 해도 173쇄입니다.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솔직히 소설집과 시집이 서평 쓰기 가장 힘듭니다. 짧은 작품 하나하나가 다 특색이 있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24편 역시 모두 대단한 작품입니다. 300편 중에서 뽑고 뽑은 작품이라서 그런지 정말 베스트 작품들입니다. 작품들의 특징을 찾는다면 대체로 현실을 암울하게 봤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굉장한 역동적인 사회입니다. 그만큼 계층 간의 간격이 좁습니다. 1960년대까지 우리 사회는 후진국이었고 80년대엔 개발도상국이 되었습니다. 90년대에는 중진국을 넘어셨으며 2020년대에는 감히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이 200여 년 이상 걸린 정치, 사회, 경제, 군사의 발전을 단 60년 만에 압축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대 간의 상황과 시각이 다릅니다. 그로 인해 갈등이 심한 편입니다. 이런 세대 간의 갈등은 문화, 사회, 경제로 엮이면서 갈등이 심화됩니다. 결국 다양한 사회 문제를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건 어찌 되었던 유대와 공감이 계속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대와 공감을 이루기 위해선 세대 간의 문제를 잘 알아야 합니다. 김동식은 작가는 이런 세대 간의 문제를 이야기로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쉽고 재미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계층 간의 갈등,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언론의 폐해, 사이비 종교에 대한 징벌, 자극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폐해, 노인문제 등을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한 작품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히 서사가 길지 않습니다. 간결하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괜히 김동식 작가를 초단편의 귀재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회색 인간>, <아웃팅>, <신의 소원>, <인간 재활용>, <협곡에서의 식인>,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 <지옥으로 간 사이비 교주>입니다. 이 작품들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북으로 들었지만 다시 종이책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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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전쟁사 - 모든 전쟁의 시작과 끝은 어떻게 가능한가? 역사를 알고 떠나는 세계인문기행
그윈 다이어 지음, 김상조 옮김 / 진성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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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전쟁이 있었기에 이 전쟁에 대한 기록만 묶어도 역사가 될 만큼이죠. 역사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나라들은 부국강병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그 부국강병으로 막강해지면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런 전쟁의 역사는 최근 들어서 그 횟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무력 충돌이나 내전은 여전하지만 국가 간 전쟁은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줄어든다면 전쟁은 끝내 없어질까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전쟁사』를 집필한 그윈 다이어는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치명적인 전쟁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잠들어 있을 뿐이라 거죠.

여기서 말하는 치명적인 전쟁은 세계대전과 같은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전쟁을 의미합니다.

저자 그윈 다이어는 캐나다 출신이지만 미국과 영국에서 전쟁사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해군으로 복무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올라온 프로필에 전쟁의 역사를 다룬 BBC 텔레비전 시리즈 <전쟁 WAR>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고 되었는데 이해가 잘 안 가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WAR> 1983년 캐나다에서 만든 전쟁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7부작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으로 세계 10개국에서 방영되었고 이중 영국의 BBC가 있었습니다. 핵 전쟁에 우려를 안고 만든 작품으로 이 중 3번째 작품인 <The Profession of Arms>가 제56회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부분의 후보에 올라갔었네요. 이 시리즈로 인해 그윈 다이어는 1980년대 전쟁사 학자로서 명성을 날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결과에 초점을 맞춰 전쟁을 분석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원서 출간일을 보니 2021년이라 아마 이 부분이 잘 녹여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먼저 정의해 봐야 이 책이 이해가 갈 겁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쟁을 세력 간의 무력 투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국가 간 무력 분쟁을 전쟁이라고 칭합니다. 제가 왜 이렇게 분석했냐 하면 그는 현재 벌어지는 내전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에 대해서는 이야기했지만, 미얀마 내전, 예멘 내전, 콜롬비아 내전 등은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쟁에 대한 역사를 다루다 보니 게릴라전에 대해서 다루고 있긴 하지만 비중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유는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모든 전쟁에서 사람들은 죽고 도시는 파괴되지만 강대국 간의 전쟁만큼 파괴적이지는 않습니다. 지금 강대국들이 가진 파괴적인 무기를 본다면 인류를 멸망 시킬 정도의 화력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전쟁의 정의를 일단은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을 핵심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보다 쉽게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저자는 전쟁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땐 국가가 없었으므로 분쟁 정도였다는 겁니다. 역사의 범위 이전인 고고학에서도 인간들은 전쟁을 해왔습니다. 심지어 굉장히 무자비하기도 했습니다. 상대 부족을 멸절 시킬 정도로요. 결국 인간의 본성에는 이런 파괴적 충동이 있다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원시 부족의 형태를 가진 오지의 원주민들도 전쟁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이전에도 그랬다는 것이죠. 또한 고고학적으로 학살의 흔적들이 나오고 있어 그의 가설은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가족은 부족이 되고 부족은 마을이 되고, 마을은 국가가 되며 전쟁의 규모도 점점 커져 갑니다. 이 부분에서 농경사회 외 유목민 사회의 전쟁이 잔혹해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상식에서는 유목민의 군대가 상대를 완전히 멸절 시키는 이유는 보급 때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기동력이 좋았던 반면 병력 수가 적었던 유목민 군대는 배후에 적을 남겨 놓으면 보급과 퇴로가 차단될 것을 우려해 아예 적대적인 적을 섬멸한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자는 이런 저의 전략적 생각에 그들의 심리를 한 수푼을 더해줬습니다. 바로 유목민이 바라보는 농경민의 위치였습니다. 유목민들에게 농경민들은 한낱 사냥감이었던 겁니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사냥하듯 유목민은 농경민을 사냥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던 겁니다. 이런 우월감과 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습으로 인해 유목민의 군대는 농경민들을 대했던 겁니다. 이로 인해 전쟁은 잔혹해졌고, 이런 잔혹성은 농경민 군대에도 전파되었습니다. 예전에 봤던 영화 중 <토미 리스>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여기서 유목민이었던 스키타이 부족들은 농경민인 호라즘을 공격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어 보이게 연출되었는데 아마 이런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유목민이 농경민을 바라보는 시선을 잘 묘사한 영화였네요.

시간은 흘러 전쟁의 규모는 국가가 커지는 만큼 커졌지만 전쟁의 방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기원전 500년 전의 군대를 양성하는 방식으로 양성된 군대도 무기만 동일하다면 기원후 1400년대 군대와 맞서 싸울 수 있었으니까요. 저자는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합니다. 30년 전쟁 당시 군사 강국으로 북유럽 최고의 강국이었던 스웨덴군을 일컬어 이렇게 말합니다. "마침내 알렉산더 대왕이 지휘할 수 없는 최초의 군대가 나타났다"라고요. 화약 무기가 보편화되면서 전쟁의 양상이 크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피해도 확실히 커지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인류 역사상 세계대전으로 칭할 수 있는 여섯 번의 전쟁을 언급합니다. 규모와 지역 그리고 피해마저 어마어마한 전쟁입니다. 독일 지역에서 있었던 30년 전쟁,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7년 전쟁, 나폴레옹 전쟁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입니다. 특히 30년 전쟁은 당시 독일 인구의 3분 1인 800만 명이 죽었을 만큼 전쟁은 매우 잔혹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부터 총력전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민간인들조차 군사 목표가 됩니다. 이전에도 있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부터는 전략 폭격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폭격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전 농경 사회 때만 해도 병력 동원의 최대치는 국민의 3% 정도였습니다. 식량 생산을 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산업화 시대에 와서는 3% 룰을 지킬 필요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계몽주의와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민간인들을 대거 병력으로 끌어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니 전쟁 지속 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도 상대국의 민간인들의 전투 의지를 꺾어놔야 했던 겁니다. 이를 위해 남북전쟁 당시 북군은 셰리던 장군은 섀넌 도어 지역을 초토화했습니다. 그리고 셔먼 장군도 조지아 주를 초토화했습니다. 마을과 농장 그리고 기간 시설들을 군인들이 파괴했던 것이죠.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면 이 역할을 비행기가 합니다. 전략 폭격의 시작입니다. 정점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진보된 폭격 기술을 가진 미국과 영국은 엄청난 양의 폭격기를 동원해서 독일을 밤낮없이 폭격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게다가 폭격 과정에서 피해는 엄청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략 폭격은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일본 역시도 그 폭격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엄청난 폭격을 받았지만 솔직히 일본도 중국을 그런 식으로 폭격했으니 피장파장이겠죠.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에 의한 폭격을 맞이하면서 전쟁은 한 단계 진화하게 됩니다. 이제 전쟁은 인류를 파멸할 것이라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한 겁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모든 나라는 전쟁이 길어야 반년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독일의 슐리펜 계획 역시도 프랑스를 6주 만에 굴복 시키고 러시아를 상대해서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이 4년을 끌고 갈 것이고 천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겁니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무력 분쟁은 있겠지만 문명화된 국가끼리는 총력전보다는 외교적 노력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유토피아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제 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그 꿈은 산산이 부서집니다. 인류가 발달 시킨 과학과 기술이 무기에 적용되자 살상력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했던 겁니다. 그 결과 국가들은 분쟁을 막기 위해 유엔을 만들게 됨으로써 지난 80년간 강대국 간의 전쟁을 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기후 변화와 최근 국제 질서가 요동치면서 또다시 세계대전이 있을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가장 위협적으로 보고 있는 곳이 바로 중동과 한반도입니다. 이 두 곳은 국제 질서상 강대국들이 계속 개입하는 곳이고 이들 나라 대부분은 핵무기를 동원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와 북한 자체도 엄청난 군사 강국이지만 세계 1위의 미국, 2위인 중국 요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핵전략은 여전히 세계 2위인 러시아, 세계 2위의 해군력을 가진 일본이 포진해 있는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곳이라고 꼽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보면 지금의 탄핵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작은 불뚱이 전 세계를 불태울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전쟁을 원치 않습니다. 심지어 과거와 달리 규모도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전 세계 사람들은 언제든 통신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정치, 외교, 경제가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연결되어 전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그 군대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 비용도 엄청 비싸지만 기꺼이 국가는 지불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이라는 적대 국가가 존재하고 있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세계 강국의 균형점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전쟁이 그 어떤 나라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막강한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아니면 군대를 해체하고 평화구역을 선포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우리가 아무리 막강한 군대를 유지한다 한들 우리 주변 국가에 비하면 약한 군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쟁을 포기하기엔 역사상 정말 많은 전쟁을 한 나라 중 하나가 우리입니다. 지정학적 위치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위치니까요. 발칸이나 캅카스처럼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양을 오갈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곳들에 비하면 적게 전쟁을 했지만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나름 역사상 우리도 제법 강한 군사 강국이었으니까요. 게다가 단일민족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한몫을 했다고 봅니다. 또한 중국과의 외교 전략도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하지만 앞으로 닥칠 운명은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1953년 이후 전쟁이 없었습니다. 무려 80년간이나요. 그렇다고 전쟁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여전히 잠자고만 있을 뿐입니다. 국제화로 인해 모든 나라가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중국과 미국이 지금 이렇게 으르렁 대지만 미국과 중국의 역대 최고의 교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밀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은 전쟁을 하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제1차 세계대전 전에도 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벌어졌죠. 그러므로 우리도 전쟁을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군사적으로만 해선 안됩니다. 외교적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지금의 평화를 조금 더 연장할 수 있는 길일 겁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전쟁이라는 없어져야 할 하지만 없어질 수 없는 인류 최고의 난제를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과 평화라는 개념을 확실히 새길 수 있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전쟁에 가까이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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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초대 교장의 회고록
댄 페더슨 지음, 이동훈 옮김 / 에니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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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때 항공기는 무기로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제공권이 중요해지면서 항공기의 성능은 월등히 좋아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50년까지 전투기들은 도그 파이터라고 근접 전투를 벌어야 했습니다. 비행 성능이 전투의 승리를 좌우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투 방식은 새로운 무기가 나오자 구시대 전투 방식으로 치부됩니다. 바로 레이더와 이와 연동되는 유도 미사일의 발명이었습니다. 이제 조종사는 레이더 화면에 보이는 적기를 향해 유도 미사일 발사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전투기는 비행성능보다 우수한 레이더와 많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아울러 근접 전투에 필요한 기관총은 폐지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전투기가 바로 F-4 팬텀 2 전투기입니다. 이 전투기의 우수한 성능으로 인해 미 해군과 공군에서 꽤 오랫동안 사용하였습니다. 정치적 이유도 있긴 했지만요.

그런데 이런 우수한 전투기로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미국은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됩니다. 보통 적과의 교환비를 10:1 이상을 했던 미국이 2:1까지 떨어진 겁니다. 게다가 상대는 팬텀보다 휠씬 떨어지는 성능의 미그 19와 미그 21로 무장한 북베트남군 공군이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탑건 : 초대 교장의 회고록』에 잘 나와 있습니다.

저자인 댄 페더슨은 1953년 해군에 입대해서 1955년 해군 조종 사관 후보생에 합격하여 전투기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입대하였을 당시 대부분의 교관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조종사들이었고 그들에게서 공중전 기술을 전수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을 잊지 않고 연마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은 곧 미군 내에서 잊히게 됩니다. 바로 기술의 발달 때문이었습니다. 유도 미사일이 완성되자 더 이상 현란한 기동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근접하기 전에 레이더로 발견해서 유도 미사일로 격추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근접했다면 사이드와이더라는 열추적 미사일을 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문에 전투기에 기관총은 생략하게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전투기가 F-4 팬텀 2입니다. 이 전투기는 우수한 성능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말도 안 되는 교전 규칙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기관포의 생략입니다.

F-4는 강력한 레이더와 이 레이더에 연동해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기술로는 조종을 하면서 미사일 유도를 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조종사 뒤에서 레이더 관제를 위한 오퍼레이터가 한 명 더 타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교전 규칙에는 적기를 눈으로 식별한 후 전투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장거리 공격 무기의 활용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미사일의 성능도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실제 발사 실험이 적었기 때문에 미사일의 문제점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기관포의 생략으로 인해 팬텀의 공대지 공격 능력은 오직 공대지 무장에 의해서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근접 지원 사격을 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지대공 미사일을 피해야 할 뿐 미사일 사이트를 공격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베트남군의 지대공 미사일에 많은 항공기를 잃어야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전투 시 미사일이 다 떨어지면 무조건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관총이 있었다면 끝장낼 순간이 많았지만 그러지 못했던 겁니다. 게다가 근접전에 대비한 공중 기술을 조종사들이 숙지하지 못했으니 그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 해군에서는 당시 중령이었던 댄 페더슨에게 항공 전투 기술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만들도록 합니다. 그리고 조종기술이 뛰어나고 머리가 명석한 젊은 장교들을 모아 학교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탑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야 했던 댄 페더슨은 열정과 노력으로 그 일을 해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출한 조종사들이 전쟁터에서 점점 성과를 내기 시작합니다. 2:1까지 떨어졌던 교환비도 점점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게 탑건의 전설은 시작됩니다.

이 책은 책 제목과 달리 탑건에 대한 이야기 보다 초대 교장인 댄 페더슨 대령의 회고가 주요 내용입니다. 그는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전투기의 발달로 기관총을 쏘아대는 도그 파이터에서 레이더로 조준해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원거리 전투 방식으로 바뀌는 시기에 전투기 조종사로 시작합니다. 게다가 그의 선배들 덕분에 그는 조종사지만 항공모함의 함장을 할 만큼 해군에서 항공 병과의 입김에 세진 해군에서 복무하게 됩니다. 이런 미 해군의 현대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영화 이야기를 곁들은 덕에 이해도 쉽습니다. <탑 건>이라는 영화뿐 아니라 <원한의 도곡리 다리>, <특전 U 보트> 등을 이야기하는데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아는 영화라 상황이 바로 와닿았습니다.

베트남전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교전 규칙은 정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공중전 교전 규칙 외에도 소티를 채우기 위해 2~3대로 작전을 할 수 있는 것을 5~6대에 나눠서 작전을 벌이는 소모적 작전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이는 전쟁터가 아닌 워싱턴에서 전쟁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탁상공론의 결과로 전쟁터에서 숨진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정치적 배경은 배제한 채 순수한 군사적 관점에서의 본다는 게 과연 군인의 시각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분량도 많고 읽기도 불편해서 과연 일정 내에 다 읽을 수 있을까란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잘 넘어가서 놀랐습니다. 추천사에서 두꺼운 책이라 걱정했는데 잘 넘어갔다는 박상현 대령 님의 말씀이 진짜였더라고요. 표지 제목에 <탑건>이라고 크게 쓰여있지만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초대 교장 댄 페더슨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살아온 해군 장교로서의 인생이 가장 주된 내용입니다. 이 분이 군 생활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으로 함장이 되었을 때 한 민간인 구조 활동이었습니다. 이건 살짝 예상외라고 생각했는데 이 분은 평상 비행을 동경했고 지금도 비행을 꿈꾸는 중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투기를 몰고 전투를 했을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군인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직업이었던 만큼 그런 생각을 하셨던 게 아닌가 합니다. 군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도 모범을 삼을 만한 삶을 사신 분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보고 겁먹지 않고 보셨으면 합니다. 읽기 어렵지 않고 유익한 내용도 많습니다. 냉전 시절 국제 관계, 미 해군사 등도 언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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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2
단요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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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사회 시스템과 교육 철학이 학폭 가해자를 양산되는게 아닐까? 그렇게 양산된 가해자들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게 맞는 것일까? 지금 우리 세상의 부조리한 부분을 잘 그려낸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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