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몽 자베스

예상 밖의 전복의 서

살기란 순간의 전복을 제 것으로 행하며, 죽기란 돌이킬 수 없는, 영원의 전복을 제 것으로 행한다.

그가 말했다, ˝전복의 박자. 아! 그 박자를 되찾아야 했건만.˝

너는 창조를 다하지 않았다. 신을 본떠, 너의 작은 행위의 천구 안에서, 순간의 창조를 행할 따름이다.
전복은 장래에 대한 조약이다.

그가 또 말했다, ˝자신의 드높은 시기에, 그토록 자연스럽고 그토록 무구한 전복이기에, 나는 전복을 불안정한 우리의 균형을 회복할 남다른 순간으로 여기려 할지도 모른다˝

위협은 판독이 불가하다.

*

언어가 분명케 한들, 침묵이 어둡게 하지는 않는다. 침묵은 다시 태어나게 한다.

진부함이 해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푸른 수레국화.

(그가 말했다, ˝진부라 하여 결코 전복이 없는 게 아니다.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시간을 벗 삼은, 진부해진 전복이 바로 진부인 것이다.˝)

전복은 질서 없음을 증오한다. 전복 그 자신이야말로, 반동하는 어떤 질서에 맞서는 유덕한 질서다.

얇은 차가운 무지의 영역과 충돌한다. 아연할 깊이를 담은 바다 거울로 빛줄기가 향하듯.

(예외적 행위란 없다. 오직 자연스러운 행위가 있을 따름이다. 다만, 개중에, 중대한 것과 변변찮은 것은 있다.

창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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