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학부모, 당신은 누구십니까 -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세대 발견, 더 하이퍼리얼 보고서
이은경 지음 / 아워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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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이 세대갈리치기 한다고 느끼진 않았다. 정말 하이퍼리얼리즘. 80년대 학부모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실려있다. 물론 100프로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80년대생 학부모를 만나고 관찰하고 조사하며 이런 분석을 한 것 자체가 내겐 꽤 신선했다.(아니, 79 78도 80년대생 학부모일수 있고 90 91도 80년대생 학부모일 수 있는 건데 너무 숫자에 집착할 필욘 없는 거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31) 본인들이 MZ세대면서도 MZ세대를 신기해하거나 혹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모순딘 사람들. 그러면서도 바로 윗세대인 1970년대생에게는 '요즘 젊은 부모들', 혹은 '요즘 젊은 팀장들'이라는 묘하게 날 선 뉘앙스의 수식어로 표현되는 어떤 무리의 사람들. 이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만들어낸 '낀 세대'라는 달갑지 않은 표현까지 등장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누군가의 사이에 굳이 끼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들.


329) 80년대생 학부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출산을 '선택'한 첫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자녀를 위해 자신의 삶을 내려놓아야 했던 이전 세대와 달리 그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궁리하고 소비하고 노력할 테니까요.


154) 인증한다고 상을 받는 것도 아니요, 안 한다고 벌금을 내는 것도 아니지만 혼자는 외로운 세상, 누구라도 내 아이를 지켜보고 있다면 기꺼이 해보겠다는 마음이다. 계정은 언제든 비공개로 돌릴 수 있고, 인증은 언제든 삭제할 수 있으니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무거워질 이유는 없다. 가볍게 시작하되, 별로면 말고.


통계자료를(그것도 최신) 굉장히 많이 활용했는데 그와중에 있는 웃긴 입담들이 책 완독에 도움을 주었다. 재미있는 경제경영서, 재미있는 보고서. 설문조사가 엄마와 아빠 따로 이루어졌다면 결과는 또 어땠을까 궁금하다.(설문 참여하는 엄마의 의견에 기본적으로 아빠와 상의된 내용이 깔려있다는 전제가 있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런 고민과 노력에 엄마보다 덜 참여하는 아빠들이 꽤 있을 거 같단 생각이..)

이 지난한 과정을 나 혼자 통과하는 게 아니라는 묘한 위로를 주기도 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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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 2 - 오늘도 열심히 살아낸 나를 위한 만찬 요즘 사는 맛 2
고수리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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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의 팬이다. 1권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혹시 2권도 나올까? 하는 기대감으로 배민 배짱이레터를 열심히 받아 읽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좋아하는 작가들이 여전히 계속 나왔고 매주 그 글들 읽는 재미에 빠졌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2권이 나와주었다! 아. 든든하다. 표지만 보고 있어도 배부른 책이다.
열두명의 작가님들이 함께 쓴 책이지만 나는 특히 고수리, 김민철, 김신지, 이유미, 정지음 작가님을 많이 애정한다.(물론 나머지 작가님들 글도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고수리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는 세상 모든 식탁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지음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 옛날 친구랑 같이 밥을 먹는 기분이었다. 이유미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는 정말 모오든 순간 모오든 음식이 다 글감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두 국수 파스타 돈까스 빵 순댓국.... 당연히 읽으면 배고파지는 책이다. 음식도 먹고 싶지만 나도 이런 맛있는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단 생각도 드는 책이다. 음식에세이는 언제 읽어도 참, 든든하다. 식탁옆에두고 가끔 그냥 이유없이 펼쳐보고 싶다.
286) 나중에는 문득, 사람이 사람에게 손수 먹을 걸 만들어주는 것만큼 숭고한 애정 표현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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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일기 - 오세연의 필름 에세이
오세연 지음 / 이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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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되었다"
정준영의 팬, 그것도 보통 성덕이 아닌 찐 성덕, 네임드 팬이었던 오세연 감독의 다큐영화 <성덕>. 이 영화 얘길 처음 들었을 때 이거 꼭 보고 싶다, 했는데 어쩌다보니 유퀴즈에 나온 감독의 이야기를 먼저 듣게 되었고 그 다음으론 <성덕일기>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크게 일기(일지)/영화에서 다 못 보여준 (비슷한 경험을 가진)인터뷰어들과의 대화/관객과의 Q&A로 이루어져있다.
책을 읽고 있자니 옛날에 많이 돌던 어떤 짤에 적혀있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오빠한테 부끄러운 팬이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사는데 오빤 왜 막 살아?"(그러니까 말야?) 덕질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애정 자체도 이해할 수 없으므로 이런 일에 대한 실망감 배신감 역시 당연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게 왜 연예인을 그렇게 좋아해서- 쯤으로 치부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덕후는 알지. 정말 '와르르' 어떤 세상이 허물어지는 기분. 나의 아티스트가 완벽한 인간이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저 '망덕길'은 걷고 싶지 않은 거. 현생 아니고 덕생이라지만 '안전한 사랑'을 하고 싶은 거. 그저 사고만 치지 말길, 영 안 좋은 구설에 올라 하차만 하지 말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남자)아티스트, 스타를 덕질하는 거,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이제는 있다. 좋아하는 마음에는 죄가 없는데 말이다.(이 책을 읽고 더 강화된 마음111)
어떤 팬들은 그저 뒤에서 너(스타)를 높이 높이 날려주고 싶고 넌 그걸 몰랐으면 좋겠다고 말하던데, 나는 아니다.(이 책을 읽고 더 강화된 마음222) 뒤에서 널 날려준 수많은 팬들이 있다는 걸 알아라. 팬 덕분에 얻은 게 많음을 기억하고 그 사람들 다 '성덕' 인생으로 만들 책임과 의무가 너한텐 있다!
덧) 오세연 감독님 대단하다. 이십대 초반이라는 나이를 떠나..진 못하겠는데 사실 떠나서도 대단하다.(본인 스물넷에 뭐 하셨어요?하던 리정이 생각나네ㅎㅎ) 성공적 상영!자체보다, 수많은 고뇌와 감정의 조절과 덤벼보는 자세와 그 과정들이 멋지다. 영화를 만들면서 느낀 두려움, 혼란, 기쁨 등등의 감정들 그리고 언니와 엄마의 지지가 마음에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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